▲박문숙은 돌아가실 때까지 '사단법인 녹색환경운동' 이사장으로 일했다. 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박문숙 이사장.
최경환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2014년 4월 2일. 그의 아내, 그의 동지 박문숙 선배도 저세상으로 가셨다. 남편을 덮친 암세포는 기세를 잃지 않고 야금야금 박문숙 선배의 고운 가슴을 파헤쳤다. 향년 59세. 아, 운명은 왜 이리도 가혹한가.
박문숙, 그는 민주화 운동의 맏언니로 후배들은 그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해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운동의 선구자였다. 남편이 떠난 후에는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이끈 지도자였으며, 환경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런데 요즘 집회나 모임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후배들은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은 줄만 알았다. 그러나 그 선배는 아무도 모르게 암과 싸우고 있었다. 돌아가신 날까지 후배들은 박문숙 선배가 암과 싸우고 있는지 조차 몰랐다.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한 후배들은 급히 쾌유기도회를 마련했지만 박문숙 선배는 그 시간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남편에 이어 자신마저 후배들에게 걱정을 주고 짐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을 게다.
5일, 마석모란공원에 남편과 합장 박문숙 선배의 몸은 비록 싸늘한 시신이 됐지만, 이제 남편 품에 안긴다. 민주열사묘역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먼저 간 남편 김병곤의 묘지에 합장으로 모셔진다. 24년 만에 남편과 아내, 두 영혼이 다시 만난다. 무덤은 전태일 열사와 박종철 열사 사이에 있다. 동지 문익환, 김근태도 그곳에 있다.
고 박문숙 선배의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강남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4월 5일(토) 오전 7시 30분, 영결식은 그가 일했던 중구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잔디밭에서 오전 9시에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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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을 보좌한 마지막 비서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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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다시 만나는 두 영혼,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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