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은 여러 가닥이 서로 꼬임으로 만들어집니다. 가닥과 꼬임이 없는 밧줄은 아주 가벼운 지폐조차도 잡고 있지 못하고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임윤수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고마운 사람이라고 하겠지만 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들었거나 손해를 보는 입장에 처했던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으로 기억할 것 입니다.
책에서는 물질과 현상에 따른 연기, 관계성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다 세상만사를 보다 근본적으로 헤아려 볼 수 있는 무형적 관계, 심리적 연기까지를 불교 교리들과 연계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바라보는 꽃은 그냥 꽃에 불과하지만 꽃이 피어나는 연기적 사고로 헤아리며 바라보는 꽃은 심오한 연기로 맺어진 인연의 결과이니 또 다른 묘미까지를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똥으로는 향을 만들 수 없어 출가수행자 집단인 승가 또한 세속만큼이나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종단 최고 지도자인 종정 스님 주변에 복면을 한 괴한이 출현했다고 합니다. 어느 쪽에서는 자작극이라고 하고, 어느 쪽에서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음란하면서도 참선을 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으며, 도둑질을 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에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으니,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다 마(魔)의 도를 이루리라. 서산스님, 『선가귀감』 -<연기법으로 읽는 불교> 167쪽-진실은 하나일진데 주장하는 바가 서로 다르니 둘 중 하나는 거짓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설사 수행력이 깊더라도 거짓으로 얻은 도는 입신양면만을 위한 출세의 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세상살이는 만만치 않고 만사는 복잡합니다. 복잡한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의외로 간단할 때가 많습니다. 복잡하기만한 인생사를 간단하게 단순화시키고, 만만하지 않은 세상살이를 오묘함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연기법으로 투영해 보는 세상만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만치 않고 복갑하기만 한 세상만사 다시금 되새기며 오묘한 맛으로 즐기고 싶다면 <연기법으로 읽는 불교>을 읽음으로 연기법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연기법으로 읽는 불교
목경찬 지음,
불광출판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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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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