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정상회의에서 제시된 충청남도의 문화예술 분야 정책들
이재윤
테이블 별로 구성된 시민그룹의 일원들이 서로 끊임없는 소통을 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최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게 타운 홀 미팅 방식의 가장 큰 이점이다. 그러나 이번 도민공청회는 이러한 이점을 살리지 못하였다.
테이블 별로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발언시간은 개인당 1분 남짓 밖에 안 되었다. 제안할 정책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타운 홀 미팅 형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거나 소통의 기회를 찾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스크린에 끊임없이 떠오르는 정책제안을 전자투표기로 선택하기에 급급했다. 마치 TV 오락프로그램의 인기투표 선택기를 누르는 기분에 지나지 않았다.
이어서 약 300여 명의 참여자들은 전자투표를 통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정인 정책제안을 선택하였다. 전자투표는 충남문화 비전 찾기 부분과 충남 문화예술 발전전략 아이디어 두 부분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충남 문화예술 발전전략 아이디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문화예술 발전전략에 대하여 참여자들이 제안한 정책을 비슷한 정책끼리 묶어 줄였지만 이날 제시된 정책이 무려 62가지에 이른 것이다. 이때 참여자들은 어떠한 정책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했고 선택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어렵게 나온 결과도 타당성에 의문점이 든다. 이날 제시된 정책 중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정책제안의 득표율이 고작 10% 남짓이었기 때문이다. 즉, 참가자 300명 중 10%의 선택을 받았다면 약 30여명 남짓만 선택한 것인데, 대부분 정책들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고만고만한 근소한 차이로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마치 그 서열이 충청남도 문화예술 분야의 대표 정책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이렇게 득표율이 분산된 이유는 62가지나 되는 너무 많은 정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렇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정책이 신빙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의문점이 들었다. 주최 측은 어떻게 해서라도 제안된 정책의 개수를 줄였어야만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참석 하고픈 도민정상회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