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바람꽃햇살은 없어도 바람이 있어 좋은 날, 바람이 없으면 비가 와서 좋으 날, 모두가 그들에겐 좋은 날이다.
김민수
쑥이나 뜯어 쑥버무리를 하든지, 된장국에 쑥을 넣어 쑥향기를 몸에 모실까 싶어 근교로 나갔습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제법 쑥이 올라왔습니다.
온 겨울을 맨 몸으로 난 쑥, 그 향이 깊습니다. '고맙다, 쑥아!'하면서 우리 식구들 먹을만큼만 뜯었습니다.
문득 '요즘 아이들 중에서 봄나물을 하러 다니던 추억을 간직할 아이들이 있을까' 생각하니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잘못해도 한참을 잘못하고 있구나 싶습니다. 사시사철 하우스에서 나오는 과일을 먹는 아이들이다 보니, 딸기나 수박이나 참외가 겨울이나 봄이 제철인 줄 알고, 실재로 제 철이 되면 제철 과일을 구경도 못하기도 합니다.
자연에 무례한 인간, 자연을 통해서 먹을거리를 얻으면서도 땅을 우습게 아는 인간, 그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 인간들이 만든 계절은 이렇게 뒤죽박죽 된 봄인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