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27일 삼성 갤럭시S5 사실상 단독 출시했다. KT는 4월 26일까지, LG유플러스는 4월 4일까지 영업 정지여서 기기 변경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SK텔레콤
KT(대표 황창규)는 이런 SKT가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다. KT는 지난 21일 갤럭시S5를 경쟁사보다 하루 먼저 매장에 전시하려다 철거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전자는 애초 지난 22일부터 61개국에서 글로벌 체험 행사를 진행하면서 KT에 하루 먼저 '기회'를 준 것인데, 이 사실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자 전시 당일 제동을 건 것이다. 삼성전자 출신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관계 개선 신호라는 확대 해석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KT 상처는 더 컸다.
애초 삼성에서 홍보를 안 하는 조건으로 하루 먼저 전시를 허락했는데 언론이 앞서 보도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KT 처지에서 정작 단말기 출시 일정을 제 멋대로 앞당긴 SKT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삼성이 야속할 수밖에 없다.
'삼성-SKT 커넥션'은 유명하다. 외국 판매 비중이 90%가 넘는 삼성전자조차 국내 점유율 50%인 1위 사업자를 무시할 순 없다. 또 예정대로 4월 11일 출시하면 이통사 영업정지 기간인 탓에 당분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외에는 사실상 판로가 없다는 현실적 계산도 깔렸다.
황창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1등 DNA'를 일깨우는 것도 이런 위상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만 해도 유선 전화를 앞세운 KT가 통신업계 1위였다. 하지만 1999년 12월 이동전화 가입자 1천만 명 돌파를 신호로 무선시장이 급성장했다. 반면 유선시장 규모가 계속 줄면서 통신 시장 주도권도 '유선 1위'인 KT에서 '무선 1위'인 SKT로 넘어갔다.
2009년 이석채 전 회장 취임 이후 선제적인 아이폰 도입으로 돌파구를 찾는 듯했지만, 임기 말 온갖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지난달 자회사인 KT ENS 직원 3천 억 원대 사기 대출 사건과 이달 초 98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그 연장선에 있다. 황 회장 스스로 "여기서 하나만 더 잘못 돼도 미래는 없다"는 벼랑 끝 선언을 했을 정도다.
대규모 구조조정-자산 매각이 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