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책 표지.
메디치
이 책에는 저자가 평생 갈고닦은 '글쓰기 40검법'과 8년간의 청와대 생활에서 추려낸 '에피소드 10화(話)'를 담았다. 독자와 교감하라, 메모하라, 제목을 붙여라,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타이밍을 잡아라 등이 전자이고,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대통령과의 특별한 여행 등이 후자이다. 닳고 닳은 표현이지만 교양(인문)과 실용(글쓰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가르쳐주는 보기드문 책이다.
저자가 대통령 연설문을 쓸 때 청와대에 출입했던 기자의 시각에서 보면, 대통령 연설문 쓰기라는 '노가다' 현장에서, 더구나 누구보다도 뛰어난 글쓰기의 두 고수(高手) 밑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 책에는 논리학과 수사학, 철학 등 인문학과 미국의 대통령학 저술에서 건져내 응축한 엑기스가 녹아 있다. 현장과 이론의 적절한 배합은 이 책의 가독성을 높인다.
저자의 글쓰기 '내공'이 이미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입소문을 탄 덕분인지,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런 내공의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사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지만 글쓰기 훈련에는 검증된 지름길이 있다. 예로부터 전해온 다독(多讀)과 다작(多作), 그리고 다상량(多商量)이 그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생각을 많이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 속에서 살았다. 어릴 때 더부살이를 했던 이모부집에 책이 많아 "책에 묻혀 자고 책 속에서 밥 먹었다"고 할 만큼. "그때 우리나라 소설 중에 야한 것은 거의 읽었다"고 한다. 고교(전주 신흥고)에 다닐 때는 전북에 있는 제일 큰 서점에서 입주 과외를 한 덕분에 "과외를 끝내고 나면 서점 책이 모두 내 것"이던 시절도 있었다.
이른바 '남아수독 오거서(男兒須讀 五車書)'가 있었기에,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후 기자 되기를 포기하고 대우증권에 들어갔지만 글쓰기와 인연이 닿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대우증권 사사(社史)를 쓰게 되고, 거기서 발군을 실력을 보여줘 당시 전경련 회장이던 김우중 회장의 비서실에서 연설문을 쓰게 된다. 당시만 해도 '세계경영'을 선도한 김우중 회장 비서실에는 고졸 해커에서부터 운동권 출신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닮은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