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대표 관광지인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홍은
지난 3월 초, 이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공공 이슈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인터넷 서명을 받는 사이트(change.org)에서 온 메일이었는데, 제목엔 "코르도바 메스키타는 모두의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코르도바 메스키타는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주에 있는 사원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때 아닌 코르도바 메스키타의 주인 논란이 왜 불거졌는지 궁금해 최근 뉴스를 찾아봤다. 올 초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현재 거리서명과 각 시민운동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이미 서명 인원만 15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정부에서도 코르도바 교구에 공식적으로 메스키타 명의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평소 스페인의 대표 관광지인 코르도바의 메스키타가 누구의 명의인지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과연 그 주인은 누구인지, 왜 이 시점에 주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메스키타'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의 스페인어다. 코르도바 메스키타는 스페인에서 가장 큰 메스키타로도 알려져 있다. 785년 후기 오마이야 왕조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해, 확장 공사를 거쳐 2만 5천여 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모스크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1236년 페르난도 3세가 코르도바를 점령했을 때 일부를 허물었다.
이후 카를로스 5세 때 사원 가운데에 르네상스 양식의 예배당을 지어 현재처럼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가 동거하는 사원이 되었다. 특히 안달루시아에선 이슬람과 기독교, 유대교의 공존문화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도 이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땅 주인 바뀔 때마다 이름도 정체성도 바뀐 메스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