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경제회생 및 워터월드 축소 철회를 위한 범주민 결의대회'에 등장산 피켓들.
성낙선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광부가 되어 탄 캐고 동발 지길 어언 수 삼년 /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탄광에 묵히면 그만이지 /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검은 옷에 실려 간 꽃다운 이내 청춘 – 광부가"강원도 폐광지역 주민들이 크게 노했다. 정부가 '강원랜드 워터월드' 개발 사업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워터월드 사업 원안 추진' 등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정부는 공공기업 구조 개혁 차원에서, 지금까지 나타난 강원랜드의 방만한 경영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폐광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그와 같은 정책이 폐광지역 주민들이 처한 현실을 잘 모르는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폐광지역 주민들은 워터월드가 현재 도박사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강원랜드를 종합리조트로 변모시킬 거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감사원이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워터월드 사업에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의견을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갈등이 일고 있다.
위터월드는 이미 시공사가 정해진 상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부터 강원랜드 부지 안에 3만여㎡ 규모의 실내외 물놀이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최근 강원랜드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강원랜드의 부실을 지적하고 나서자, 사업 시행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집회는 그동안 폐광지역에 쌓인 한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양상을 보였다. 주민들은 정부와 강원랜드를 향해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화를 터트렸다. 주민들의 분노는 애초 '워터월드'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그 불길이 폐광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 전체로 옮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