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판에서 익히는 강굴과 멍게
이승철
바다처럼 드넓은 섬진강 하류 풍경과 강굴 맛보기 강 하구 망덕포구에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은 대부분 강굴을 채취하는 어선들이었다. 강굴은 이곳 섬진강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어패류다.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피어나는 요즘부터 벚꽃이 피어나는 3월 하순,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루는 것이어서 '벚굴'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망덕포구 도로변에 있는 음식점 앞에는 커다란 수족관 몇 개가 온통 강굴로 채워져 있었다. 평일에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인지 손님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음식점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자 곧 간단한 소스, 반찬과 함께 강굴이 나온다. 강굴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컸다. 한 개가 어른 손만큼이나 커 보였다. 값은 6kg에 4만 원이었다.
주인이 불판 위에 강굴을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하구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강굴은 금방 익었다. 너무 많이 익히면 질겨서 맛이 떨어진다며 빨리 먹으란다. 일행들 앞에 한 개씩 내놓은 강굴의 살집도 보통 크기가 아니다. 일반 바다굴과는 그 크기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여서 두 개를 먹자 금방 질린다.
시래기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은 후여서 그런지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일행 4사람 중 두 사람은 소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는다. 멍게 한 접시를 추가로 주문하여 함께 먹었다. 포구에서 바라보이는 섬진강하구의 아름다운 풍경에 젖어들었다가 지리산 산수유 마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