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후비엔춘 임시정부 기념관항저우 서호 주변인 후비엔춘에 위치한 항저우 임시정부 유적지
조창완
급속한 도시화 속 파괴돼 가는 독립운동 유적일반인들은 임시정부하면 상하이 마당루에 있는 청사와 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일으킨 루쉰공원(홍구공원)을 떠올린다. 맞지만 중국에는 그보다 휠씬 다양한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유적이 광범위하게 널려있다. 윤봉길의 의거 이후 김구 선생 등이 피신해 있는 지아싱(嘉興) 메이완지에(梅灣街)와 하이옌(海鹽)의 차이징비에슈(載靑別墅)는 '백범일지'에 단골로 등장한다.
항저우에는 쥔잉여관(群英飯店)과 후비엔춘(湖邊村) 청사 등이 있다. 난징에는 조선혁명간부학교 터 등이 있고, 후난성 창사에는 김구선생이 피격당한 난무팅(楠木廳)을 후난성 정부가 임시정부 기념관으로 복원해 두었다.
그밖에도 류저우(柳州)나 치지앙의 임시정부 유적지가 많고, 충칭에는 해방을 맞았던 롄화츠 임정청사가 잘 복원되어 있다. 나는 취재나 답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런데 급속한 도시화속에 이런 유적들이 하루가 다르게 축소되고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 안타까움 때문에 유적을 알기고, 독립의지를 기억하기 위해 직접 다큐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3년 9월에 KBS에서 '임시정부 2만리 길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방송했는데, 나중에는 광복회 등의 중국 답사 유적 답사를 진행하면서 더 좋은 기획을 하자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해 10월 10일은 신해혁명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국민당의 전통을 갖고 있는 대만에서는 거대한 축제의 행렬이 벌어졌다. 대만은 쌍십절로 부르며 신해혁명 기념일로 지정했지만 10월 1일 공산당 건국 기념일을 중시하는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해만은 신해혁명의 주인공 쑨원에 관한 많은 다큐를 방송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12월 17일 중국에도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지도자 김정일의 서거 소식이었다. 중국 언론은 김정일의 사망소식을 발빠르게 전했고, 이런 보도는 장례식 생중계로도 이어졌다. 중국은 조문단으로 장더장 부총리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부총리는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한 유학생 출신으로 한국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가까웠다.
사실상 공직의 첫해가 지나갔다. 처음에는 나 역시 실감하지 못했지만 투자유치 분야에 전문공무원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될 것이 많다. 우선 영어나 중국어 등 확실한 언어는 한가지 능통해야 한다. 또 일반 공무원들처럼 자신의 업무에 벽을 쌓고 일할 경우 좋은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이럴 때 나에게 가장 깊게 각인된 말은 쇼호스트 출신인 장문정씨가 책으로 출간한 '팔지마라, 사게하라'는 마케팅 접근방식이다. 그녀의 지적처럼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적절한 타이밍에 자극해 결국 고객이 스스로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를 위해서 마케터는 팔려는 비즈니스맨의 생각보다는 사려는 소비자 입장에서 설득돼야 한다. 특히 수십만 평에서 수백만 평까지 한 지역의 거대한 프로젝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정책 결정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논리를 만들어야 했다. 내가 일하기전 새만금에는 수차례 투자의사를 가진 기업이 나타났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제대로 된 투자자들이 아니었다.
앞선 사례들을 타산지석 삼아 제대로 된 투자유치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를 본격적으로 고심하기 시작한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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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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