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일본인 메구미 부모, 손녀와 첫 상봉

몽골서 5일간 첫 만남... 북일 관계 진전될까 주목

등록 2014.03.17 14:00수정 2014.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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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로 납치된 일본 여성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가 처음으로 북한에 거주하는 손녀와 상봉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7일 일본 외무성은 납북 피해자 메구미의 부모 시게루(81), 사키에(77)씨가 지난 10~14일 닷새 동안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손녀 김혜경(26)과 첫 만남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13세 소녀 메구미는 1977년 니카타에서 실종됐다. 북한으로 납치된 메구미는 역시 남쪽에서 납치된 남성과 결혼해 딸 김은경을 낳았지만 북한은 메구미가 1994년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2002년 메구미 납치를 뒤늦게 인정하고, 딸 김혜경의 존재를 공개했다. 당시 김혜경은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일본에 갈 수 없으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를 만나러 북한으로 와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메구미가 자살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04년 북한이 일본에 증거로 제시한 메구미의 유골을 검사한 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메구미의 부모도 앞서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으나 마음을 바꿔 손녀와 첫 만남을 가졌다. 메구미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우리를 조용히 쉬게 해달라"고 밝혔다.

북일, 국장급 협의도 추진... 관계 진전 '주목'


납북자 가족의 첫 상봉이 성사되자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구미의 부모가 손녀와 무사니 만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몹시 뜨거워졌다"며 "앞으로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1차 내각 때 전 각료가 참여하는 '납치문제 대책본부'를 설치했고, 2012년 2차 내각 때는 메구미의 부모를 직접 만나는 등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3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북일 적십자회담에서 비공식 협의를 갖고 이번 상봉에 합의했다. 북한이 평양이 아닌 제3국인 몽골에서 납북 피해자 상봉을 허용하면서 이를 계기로 양측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19~20일 중국 선양에서 추가로 과장급 교섭과 국장급 교섭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측의 국장급 협의는 일본 민주당의 노다 내각 시절인 2012년 11월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처럼 납북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가해자 국가 이미지를 피해자 국가로 바꾸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있다.
#납북 #요코타 메구미 #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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