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유우성씨간첩 증거조작 사건 당사자 유우성씨가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변, 민주법연, 참여연대 등이 주최한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국민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권우성
이제야 언론들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조명하면서 '사건 조작'이 의심되고 있지만, 이미 유씨 가족들의 삶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암투병 중인 아버지는 "아들이 힘든데 맘 편히 수술 받을 수 없다"며 수술을 미루고 있고, 동생은 1년여의 재판 내내 증거자료를 찾으러 다니느라 일을 하지 못했다. 공무원직 해고 이후 생계를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유우성씨 역시, 학부모가 유씨의 얼굴을 알아봐 또다시 일을 잃고 말았다.
또 다른 편파판정과 무관심 속에 직장과 가족, 그리고 꿈을 빼앗긴 사람들이 있다. 심판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남한으로 온 사람에게 '홈 텃세'를 부리는 검찰과 국정원. 그러나 페이스북은 잠잠했고, 그 어떤 모금이나 서명운동도 없었다.
우리는 왜 간첩몰이로 고통 받는 탈북자의 이야기보다 러시아 피겨 심판의 과거사에 더 분노하는가! 언론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더욱 비중 있게 다루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이웃의 '도둑맞은 미래'를 살피고 분노할 수 있는 지성을 갖추길 바란다. 그리고 기원한다. 삶이라는 미끄러운 빙판을 위태롭게 살아가는 제 2, 제 3의 김연아들이, 또다시 무관심 속에 이런 얼토당토않은 판정으로 피해를 입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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