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8일 춘천시국회의가 연 '국정원 국정조사 파행 주도, 김진태 국회의원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진태 의원 가면을 쓰고 시위를 하고 있다.
성낙선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이 국정원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계속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정원 비호 발언과 색깔론을 부추기는 발언 등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띤 거침없는 말 때문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로 끊임없이 물의를 일으켜 왔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을 적극적으로 옹호함으로써, 그동안 막말에 가까운 언변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중국 공문서 위조와 관련해 "이 문서들이 다 지금 협조자의 말에 따르더라도 다 위조됐다고 할 순 없다"며, "위조가 안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조든 조작이든, "국정원이 지금 그렇게 개입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국정원 개입 여부는 완전히 부정했다.
사실상 국정원의 대변인 역할을 자임한 듯한 모습이다. 김진태 의원의 이런 발언은 국정원이 9일인 지난 일요일 밤 '공문서 위조 의혹'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국정원은 이전까지 증거 조작 의혹을 계속 부인해오다, 이날 사과문을 통해 먼저 "최근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 위법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는 반드시 엄벌에 처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계기를 통해 거듭나는 국정원이 되겠다"는 다짐까지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이 라디오에서 한 발언을 두고 민주당 강원도당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이) 망언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성명서에서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유감 표명과 함께 철저한 수시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의원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망언을 일삼는 김진태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미달"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 목표로 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정상의 정상화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새누리당 내 비정상적인 국회의원의 행태부터 바로잡는 것이 순서"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그 충고를 완전히 무시했다. 김 의원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회 입성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종북 세력의 거센 공격과 저항을 버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민주당 강원도당 성명 따위에 흔들릴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13일에는 자신이 한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예고하면서, "출연료도 한 푼 없고 좌파 매체들이 씹지 못해 난린데 그래도 꿋꿋하게 나간다"고 적었다. 논란에도 앞으로 '국정원 옹호 발언'을 계속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이 방송에서도 "나더러 국정원 왜 그렇게 편을 들어 주냐고 하는데 내가 국정원 예뻐서 그러는 게 아니다. 지금 조사 중이다. 진상이 명백히 드러난 게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국정원은 (이 사건의 실체를) 절대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정원이 오히려 간첩을 잡을 수 있도록 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발언들김진태 의원의 국정원 비호 발언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김 의원은 입심이 좋기로 소문이 난 새누리당 의원들 중에서도, 유독 논란의 소지가 많은 자극적인 발언만을 골라서 쏟아낸 의원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가 쏟아낸 말들은 하도 많은 논란을 일으켜서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김 의원은 특히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인물과 진보적인 단체들을 이념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종북세력'으로 몰아가는 발언으로 맹위를 떨쳤다. 그와 더불어 계속해서 국정원을 감싸고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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