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3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터졌을 때, 한국 사람들은 방사능 낙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까봐 우려했다. 당시 정부는 편서풍이 서에서 동으로 불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북극 기류의 영향으로 한반도에서도 세슘이 검출되면서, 후쿠시마 사고가 한국에도 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이 제대로 안 되면서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고 이 때문에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사람들이 새삼 깨달은 건, 서해 바로 너머에 다수의 중국 원전이 있고 또 건설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정부의 주장대로 후쿠시마의 방사능 낙진이 편서풍 때문에 한반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중국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차마 생각하기 싫은 가정이지만, 한반도 동쪽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는 신문과 방송의 눈을 한반도 서쪽의 중국원전으로 향하게 했다.
국내 원전가동중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문제없다'는 정부발표를 그대로 전하며 '환경단체들이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투로 일관하던 일부 언론들이 중국 원전의 사고가능성에 대해서는 앞 다퉈 보도했다. 당시 언론이 전한 내용들은 '중국 원전에서 사고가 나 방사능이 유출되면 편서풍을 타고 빠르면 반나절, 길어야 3일 이내에 한반도로 날아온다'는 것이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원종 박사팀은 2009년 중국 중서부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모의 상황을 분석했다. 여기서 중국 원전사고 사흘 만에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역이 방사성 물질로 뒤덮이는 것으로 나왔다. ... 기상청 관계자가 '황사가 중국 중서부에서 한반도까지 오는데 2~3일 걸리니, 중국 동해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경우 반나절 만에 한반도로 날아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2011년 4월 6일자 '중, 지진취약 내륙에도 원전건설… 사고 땐 사흘이면 한국 강타'의 일부첫 번째 원전 가동시기 늘리려는 중국 정부, 위험하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자로정보시스템(PRIS)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 8일 현재 모두 21기의 중국 원전이 가동 중이고 28기를 짓고 있다. 중국은 매년 3~4개씩 신규원전 가동을 시작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가동한 원전은 중국대륙 남동쪽 푸젠성에 위치한 닝더(NINGDE) 2호기로 지난 1월 4일 송전을 시작했다. 2013년의 경우 송전을 시작한 중국원전은 모두 3개로 북한과 인접하고 발해만을 끼고 있는 랴오닝성의 홍얀헤(HONGYANHE) 1,2호기와 중국 남부의 광동성에 위치한 양장(YANGJIANG) 1호기로 각각 1000메가와트 급이다.
참고로 현재 지구상에는 모두 30개 국가에서 435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다. 미국이 100기로 가장 많고, 프랑스 58기, 일본 48기, 러시아 33기, 한국 23기, 인도와 중국이 각각 21기, 영국 16기, 우크라이나 15기 순이다. 건설 중인 원전은 15개 나라, 71기로 중국이 28기로 가장 많고, 러시아 10기, 한국 5기, 미국 5기 순이다. 중국은 앞으로 100기가 넘는 원전의 신규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10~20년 사이에 세계에서 원전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된다.
중국원전의 방사능누출사고 가능성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가능성과 원전자체의 안전시설 미비 및 조작실수와 같은 인재(人災) 가능성이다. 자연재해는 후쿠시마에서와 같은 대형 지진해일(쓰나미)과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여러 활성단층에서 발생하는 지진 그리고 백두산 화산폭발 등 세 가지가 거론된다. 지진해일의 경우, 수심이 깊은 일본 오키나와 해역이나 대만 쪽 바다에서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대형 지진해일이 원전이 밀집한 중국동부해안에 밀어닥칠 수 있다.
아시아 해역에서 발생한 최근 대형 지진해일은 2004년 인도네시아 서쪽 바다에서 발생한 진도 8.9의 기록적인 지진에 의한 것으로 25만명이 사망하고 3만명이 실종한 사건과 2011년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진도 9.0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이다.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중국해안에 밀집한 원전안전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내륙지진의 경우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때 8만6000명이 사망했고 2013년에도 같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중국남부 원전의 경우 대기방향이 한반도로부터 떨어져 있지만 태풍시기일 경우 한반도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한다.
인재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 근거는 2009년 중국의 3대 원전건설사업기관의 하나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사장이 부패로 투옥된 사건인데, 이 때문에 중국원전의 안전설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기에 한국도 그러했듯 중국도 초기 미국에서 들여온 원전설비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국산화 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증기발생이나 밸프, 펌프 같은 핵심장비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른 원전 선진국들이 그러하듯 사용연한이 다 된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이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높인다. 중국에서도 1991년에 가동을 시작한 첫 번째 원전인 친산(Qinshan) 1호기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중국정부의 폐쇄성이 피해확산을 부채질 할 우려가 있다.
한국 원전인근 지역의 요오드제 구비실태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