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합의 역사 가진 새누리당, 구태정치 운운에 '실소'

[주장] 구태의연한 야합? 새누리당이 할 소리인가

등록 2014.03.08 15:50수정 2014.03.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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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야합사

1990년 1월 22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태우의 민주정의당과, 김영삼의 통일민주당과,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이 전격 합당을 했다. 본인들은 구국의 결정이라고 우기지만 각각의 속내는 뻔했다. 노태우는 5공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김영삼은 차기 대권을 잡기위해서, 김종필은 내각제 개헌을 위해서라는 세 사람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불러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안철수나 김한길과는 비교도 안 되게 집중된 힘을 갖고 있었던 세 사람의 결정에 "이의 있습니다. 반대 토론을 해야 합니다"하고 외친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다. 주변에 저지당하며 반대를 외치는 미래의 대통령의 모습은 1988년 5공 청문회에 이어 국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게 된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신한국당의 후보였던 이회창은, 김영삼 정부의 지지율 하락, 아들 병역의혹, 이인제 후보의 탈당 등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다. 그러자 대선을 한 달 남겨놓은 11월 21일 조순의 통합민주당과, 대통령 후보 이회창, 총채 조순이라는 합의를 도출해 한나라당을 출범시킨다.

16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인 2002년 2월 28일, 당시 박근혜 의원은 "한국정치는 신뢰의 상실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역량을 가진 정당이 나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기존의 정당들로는 안 된다."고 말해 당시 한나라당 총재였던 이회창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탈당한 후, 한국미래연합이라는 정당을 만든다.

박근혜 의원은 한국미래연합 창당대회에서 "또 한번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야 할 때"라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참여하고,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를 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 265일 만인 11월 19일 날 '한나라당이 정당개혁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복당한다.

지방선거가 있던 해인 2006년 4월 7일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연합을 흡수한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대통령 경선 이후 친이, 친박 간에 깊어진 골이 최고조로 달한 2008년 3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의 공천학살로 피해를 입은 친박계들이 탈당 후 친박연대를 결성한다. 박근혜 의원은 그들에게 "살아 돌아오라"라고 말하고, 친박연대는 그해 총선에서 14석을 얻어 돌풍의 주역이 된다.

그렇지만 서청원, 양정례, 김일윤 등은 금품살포 및 허위경력 등으로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는 등 비리정치의 온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인 2012년 2월, 살아 돌아온 친박연대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만든 '미래희망연대'가 한나라당과 합당한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2012년 10월, 언제 또 이 당에 왔는지도 몰랐던 일명 불사조 이인제의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한다.

최근에 이루어진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김한길의 민주당의 합당에 대해 "용기 있는 결단이다"라는 시각과 "구태의연한 야합이다"라고 보는 시각으로 나뉘는 것 같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합당이라는 큰 의제를 우두머리 두 명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결코 좋게 보지 않는다. 그러나 위에서 열거했듯 야합으로 탄생했고, 야합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구태정치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 그저 실소가 나올 뿐이다.
#한나라당 #야합 #새누리당 #안철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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