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길 끝에는 마을이 있다.
유혜준
1번 국도변에 서 있는 필리핀참전비가 세워진 것은 지난 1974년 10월 2일. 필리핀은 한국전쟁 때 1개 대대를 파병했다. 왜관, 김천, 평양, 개성, 철원지구 전투에 참가했다는 필리핀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바로 필리핀참전비다.
고양동누리길은 그 필리핀참전비가 출발지점이다. 높이 솟은 탑을 보면서 한국전쟁에서 피흘리면서 죽어간 필리핀 군인들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
지난 2월 26일, 송강누리길과 고양동누리길을 이어서 걸었다. 미세먼지가 세상을 온통 뿌옇게 하던 날이었다. 미세먼지를 막는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걸었더니 나중에는 귀가 얼얼했다. 마스크 크기는 작지 않았는데 고무줄이 짧아서 너무 팽팽했던 것. 귀가 잘라질 것 같아 고통스러웠으나, 마스크를 벗고나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멀쩡해졌다. 다행이었다.
고양동누리길은 필리핀참전비에서 시작돼 최영 장군묘를 거쳐 안장고개까지 이르는 길로 전체 길이는 7.1km, 소요예상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필리핀참전비에서 최영 장군 묘로 가는 길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무덤이 여럿 있다.
유난히 무덤이 많은 고양동 누리길... 최영 장군 묘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