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지난 2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본선에 바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이 그런 기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회의를 해보면 의견이 반반이다”는 지지자들 내부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정민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경선 방식 변경에 사활을 걸었다. 권 전 대사는 자신이 요구하는 경선 방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독자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배수진을 쳤다.
권 전 대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본선에 바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이 그런 기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당을 사랑하는데 당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탈당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일단은 여론조사로 격차를 15%이상 벌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대폭 반영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 반영 비율이 낮은 옛날 제도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니 여론에서 지더라도 경선에서 이기는 길은 옛날 방식이 유일하다고 믿는 것"이라며 "완전 국민경선 내지는 최소한 여론조사 결과가 50%이상 반영되는 경선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전 대사는 같은 당 내 경쟁 상대인 서병수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이 인지도 때문이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서병수 의원 역시 박근혜 측근, 4선 의원, 당 사무총장 등 인지도에서는 안 밀리지 않나"고 반문했다. 또 그는 "서병수 의원이 시장 안 된다고 부산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을 버린 건 아니지 않나"고 말하기도 했다.
권 전 대사는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새누리당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후보들이 출마할 경우 패배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권 연대의) 파괴력은 여권에서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서병수 의원이나 박민식 의원이 된다면 필패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권철현 지지세력이 그 사람들을 안 좋아한다"며 "새누리당이라고 무조건 찍어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무소속으로 당선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예로 들며 "부산보다 더 보수적인 경남에서 새누리당이 후보를 잘못 세워 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전 대사는 지역 정가에서 도는 자신의 장관 입각설을 일축했다. 그는 "국무총리를 제안해도 안 간다"며 "이번에는 죽으나 사나 부산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되면 차별없는 부산을 만들고 가덕신공항과 신공항 도시를 임기 내에 착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최다 원전 밀집 지역인 부산을 위한 정책 마련과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재검증 가능성도 시사했다.
권 전 대사 인터뷰는 그의 연산동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지난 24일 오후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내 지지세력이 야권 후보 지지하면 새누리당은 필패"
- 시장 예비 후보로서 현재 부산의 문제점을 무엇이라고 보나?"위상이 전보다 더 추락했다. 인구 수와 일자리, 생산성이 줄어들다 보니 경제 성장률도 더 떨어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빨리 신성장 동력을 도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그런데 부산의 지도자들은 중앙만을 바라보고 중앙에서 혜택을 주지 않나 기대한다. 지금 시장에 나오겠다는 사람들도 자기가 중앙과 가깝다고 말한다. 대통령과 가깝다고 부산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부산 사람을 세계로 보내고, 부산 제품을 세계에 팔고, 세계 사람과 자본을 끌어와야 부산이 발전하는 것이다."
- 과거 두 차례 부산시장 선거 경선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만약 그때 시장이 됐더라면 부산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보나?"엄청나게 변했을 것이다. 아시아의 중심 도시가 됐을 것이라 본다. 가덕신공항은 내가 20년 전부터 주장했는데 공사가 20년 쯤 걸리니 지금쯤 공항이 완성되었을 것이다. 대륙횡단철도 역시 북한과 정부를 설득해 실현됐을지도 모른다."
- 여러 여론조사에서 원외 인사인데도 서병수·박민식 의원 등 현역 의원을 앞섰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시민들이 인물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제일 크다고 본다. 세비를 받고, 보좌진을 두고 막강한 조직을 갖는 현역 의원이 원외 인사에게 안 된다는 것은 인물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시민들이 부산발전에 누가 적절한지 판단한 것이다."
- 경쟁 후보 측에서는 권 전 대사의 지지율이 인지도일 뿐이라고 일축한다."자기 위안이다. 지난해 9월 처음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을 때는 나도 인지도라고 인정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10%대 지지율이 최근에는 30%까지 올랐다. 언제까지 인지도라고 할 셈인가. 지금은 인지도가 아니다. 서병수 의원 역시 박근혜 측근, 4선 의원, 당 사무총장 등 인지도에서는 안 밀리지 않나."
- 높은 지지율을 달리고 있지만 원외 인사로서 선거에 고충도 많을 것 같다. 어려움은 없나?"원외인사라서 고충도 있지만 자꾸 친이, 친박으로 분류하며 나를 친이의 핵심이라고 인식한다. 당에서도 일부가 친이보다는 친박이 시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주 낡은 생각이 있다. 지금 서울도 위험하고, 경기도와 인천도 위험한데 부산마저 빼앗기면 정권이 얼마나 흔들리겠나. 경선에 대통령이 개입해서 이긴다 치더라도 내 지지세력이 새누리당을 지지하겠나. 만에 하나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하면 필패하는 거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본선에 바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