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북(Book)으로 통한다>┃지은이 김영진·박승규┃펴낸곳 무자위┃2014.2.25┃3만 3000원
무자위
<모든 길은 북(Book)으로 통한다>(지은이 김영진·박승규, 펴낸곳 무자위)를 읽다보면 "뭐 이런 책이 다 있어? 꼭 영화를 보면서 계속 주워 먹던 팝콘 같잖아"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먹으려고 들고 들어 간 팝콘, 영화를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연실 주워 먹게 되는 팝콘처럼 어느새 읽고 또 읽어도 톡톡 터져있는 팝콘 알갱이 같은 상식과 내용들이 연달아 이어집니다.
책과 무관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싫건 좋건 만나고 읽어야 하는 게 책입니다. 학교에서 배우 것도 책을 통해서 이고, 출세를 위해서 읽어야 하는 것도 책이니 책과 인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수시로, 수없이 대할 수밖에 없는 게 책이지만 정작 책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아는 것도 별로 없다는 걸 이 책, <모든 길은 북(Book)으로 통한다>에서 알았습니다.
이 책은 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에 대한 역사,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발달사, 책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재료들의 개발사, 책을 만든 사람이 남긴 흔적, 책을 쓴 사람들이 쏟은 땀과 열정,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 산 성공적인 인생, 기발함을 넘어 기기괴괴하기조차 한 도서관 등…, 책에서 파생될 수 있는 온갖 이야기들이 마이크로필름으로 담아내고 있는 파노라마처럼 흥미진진하면서도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얼마의 돈만 있으면 어떤 책이든 살 수 있는 게 요즘입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책을 만들 수 있는 세상, 얼마의 돈만 있으면 어떤 책이든 손쉽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어느 날 갑자기 저절로 다가온 건 아닙니다.
요즘이야 컴퓨터자판만 만 두드리면 책을 만들 수 있는 출력물이 손쉽게 쏟아지지만 활자는커녕 종이조차도 없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대나무에 글을 써 묶고, 나무껍질이나 가죽을 이용해 기록을 하던 때도 있었고, 바위와 같은 돌에 기록을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팔만대장경만 하더라도 나무에 하나하나의 글자를 새겨 목판을 만들고, 판화를 하듯이 한 장 한 장을 찍어내 묶어내야 만 경 한권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인쇄 역사, 책 한 권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던가를 생생하게 더듬으며 확인해 볼 수 있는 흔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