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 기자실에서 철도노조 파업 복귀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유성호
그런 가운데 최 사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넉 달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380여만 원에 불과한 점이 눈길을 끈다. 기자가 코레일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관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신기남 의원실에서 받은 관련자료를 살펴본 결과 그가 사장에 취임한 지난해 10월부터 철도파업이 끝난 직후인 올 1월까지 쓴 업무추진비는 총 380만285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사장이 월 평균 95만여 원의 업무추진비를 쓴 것인데, 이를 전임 사장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가까운 금액이다. 정창영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총 2733만 원(17개월간)의 업무추진비를 썼다. 월 평균 약 161만 원을 쓴 셈이다. 최 사장의 월평균 업무추진비 사용액보다 약 1.7배나 많은 금액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은 취임 직후 '각종 비용을 줄여라'라고 비용절감을 강조해왔고, 업무추진비 사용 기간에는 철도파업에 대비해 서울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임 사장에 비해 업무추진비 사용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언론사 간담회' 비용으로 총 194만8200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다는 점이다. 이는 넉 달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의 절반(51.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철도노조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반대해 22일간 파업을 벌였던 지난해 12월 총 104만5400원을 썼는데, 이는 오로지 언론사(기자) 간담회에만 쓴 것이었다. 반면 중요한 대화상대인 철도노조와 관련해 쓴 업무추진비는 전혀 없었다. 정창영 전 사장이 같은 해 3월 철도노조 간담회에 약 31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던 점과도 대비되는 대목이다.
지난 12월은 '철도 민영화'라는 가장 첨예한 사안을 두고 노사 간 대화가 가장 절실한 시기였다. 하지만 최 사장은 '노조'가 아닌 '언론'을 자신의 짝으로 선택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는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차기 정부'까지 염두에 두고 자신을 영입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꼭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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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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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사장, 철도파업 때 노조 아닌 언론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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