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리를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음반을 낸 최영자
최영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경기민요는 서울과 경기도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이지만, 여기서의 경기민요는 경기긴잡가를 가리킨다. 잡가는 가곡이나 가사와 같은 정가와 대비되는 속가(俗歌)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오늘날에는 속가 중에서도 긴 형식의 노래를 앉아서 부르는 것을 잡가라 한다.
긴잡가라 함은 경기잡가 가운데 느린 장단으로 된 12잡가를 말한다. 경기긴잡가는 유산가, 적벽가, 제비가, 소춘향가, 선유가, 집장가, 형장가, 평양가, 십장가, 출인가, 방물가, 달거리 등 1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산가는 산천경치를 노래한 것이고, 소춘향가, 집장가, 십장가, 형장가는 판소리 춘향가의 내용을 따서 사설을 지은 것이다.
이와 같이 판소리의 한 대목을 끌어 낸 경기긴잡가 중 적벽가는 판소리 적벽가와 비슷하고, 제비가는 판소리 흥보가와 내용이 통하지만 이들 잡가가 판소리 곡조로 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일부 사설을 따왔을 뿐이다. 평양가, 출인가, 방물가, 달거리는 서민적인 인정, 사랑 등을 노래하고 있다.
경기긴잡가의 장단은 흔히 느린 6박 도드리장단이나, 좀 느린 3박 세마치장단으로 된 경우가 많다. 선율은 서도소리제인 수심가토리와 경기소리제인 경토리가 뒤섞인 특이한 음조로 되어 있다. 경기긴잡가의 특징은 경기도 특유의 율조로, 대개는 서정적인 긴사설로 구성되었으며 비교적 조용하고 은근하게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시대에 우리가 흔히 경기민요라 하는 것은, 긴잡가 외에 경기도 지방에서 전해지는 수많은 민요들을 총 망라하여 경기민요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민요를 감칠맛 나게 표현한 음반이 출시가 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