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희멀떡한 게 막창이랍니다. 생 막창이라나. 식구들 이걸 보고 잠시 얼음이었습니다.
임현철
이렇게 찾은 곳이 여수의 'D막창'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인 막창집이라 나이 드신 분들만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앉았더군요. '오호라~' 했습니다. 막창 먹기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막창이 나왔습니다. 헉! 창자가 그대로…. 완전 상상 밖이었습니다. 온 식구들은 순간 얼음. 막창을 먹어봤다던 딸까지 얼음이 됐습니다. 식구들이 잠시 멍 때리느라 불판에 올릴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 징그러운 걸 어찌 먹어? 인간들도 참 별 걸 다 먹네. 그냥 삼겹살로 바꿀까?'
"막창 먹자고 온 사람들이 왜 그래. 음식 앞에 두고 완전 똥 씹은 얼굴이라니. 뭐해? 빨리 불판에 올려."고기 먹지 않는 아내의 일침 후, 다들 정신 차렸습니다. 그런데도 멀뚱멀뚱. 급기야 주인이 와서 불판에 막창을 올려줬습니다. 그 후 가족들 얼굴에 생기가 조금씩 돌았습니다. 먹어 봤다던, 딸까지 얼음이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먹은 건 이렇게 생으로 나온 게 아니라 양념된 막창이었어, 아빠."생이나 양념이나 막창이긴 매한가지. 어느 정도 익혀야 제대로 익은 건지 알 수가 있어야죠. 처음 막창 먹으러 온 가족임을 눈치 챈 주인이 다시 와서 옆에 붙어 고기를 차근차근 구워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여기서 장사한 지 20여 년 됐는데. 이런 가족은 처음입니다. 막창은 냄새를 잡는 게 생명이지요."아빠와 먹으러 다니던 친구가 권한 '막창',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