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준이는 담임선생님에게 카카오톡으로 폭행 사실을 알렸다.
강수정
폭행 사건이 있은 뒤인 1월 18일, 동준이는 D마이스터교 담임 선생님에게 두려움을 털어놨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네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지, 월요일(20일)에 모든 것을 포함해 인사 담당자와 이야기해볼게"라고 답했습니다. 동준이는 원아무개씨가 월요일 인사 담당자에게 문책 받을 것을 두려워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준이가 세상을 떠난 날(1월 20일) 오전 0시 9분, 동준이는 "선생님, 저 무서워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걱정하지마, 네 뒤엔 이 선생님이 있잖아"라고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동준이는 담임 선생님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회신을 남긴 건 동준이의 시신이 영안실에 안치돼 있던 1월 20일 오전 9시 13분께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동준이가 세상을 떠난 뒤, 저희 유족은 동준이를 고용한 업체인 CJ진천공장 측과 협상을 벌였습니다. 저희 유족들은 동준이가 초과근무에 부담을 느낀 데다가 사내에서 폭력을 당한 뒤 두려움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수차례 협의를 거쳐 동준이가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된 1월 27일 CJ진천공장과 합의했습니다.
동준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아직까지 수사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 명기된 1일 7시간 노동 원칙(근로계약서상에는 주 40시간 노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 회사 위계질서 안에서 폭력 등 가혹행위가 발생했다는 점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요구합니다. 앞으로 '고등학생을 고용하는 기업이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 명시된 근무시간을 제대로 이행해 과잉노동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할 것'과 '동준이가 겪은 사내 폭력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말입니다.
동준이는 자신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마이스터고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동준이의 후배들이 앞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동준이의 명복을 빕니다.
"12시간 근무 한 두번 했다... 사내 폭력 문화는 없어" CJ 진천공장 "초과근무 동의받았다... 부서원들 간의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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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은 김동준씨 사망사건과 관련해 ▲ 초과근무 ▲ 사내 폭력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건 발생 당시 CJ진천공장 인사과에 근무한 박아무개씨는 "초과근무가 있었던 때는 설 명절을 앞둔 성수기였다, 전 사원이 바빴던 시기"라면서 "당시 사원들의 동의 하에 초과근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에 폭력 문화는 없다"면서 "고 김동준씨의 사례는 부서 회식을 마친 사원들 사이에서 시비가 있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박아무개씨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
- 유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고 김동준씨가 12시간 노동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인가. "초과근무가 있었던 때는 설 명절 전이 성수기였다. 전 사원이 바빴던 시기였는데, 지난 1월 13일부터 18일까지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 초과근무가 이뤄졌다. 고 김동준씨의 경우, 12시간 근무를 한 적은 두 번(이틀)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사원간에 폭력이 있었다. 유족들은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길 원한다. "CJ진천공장 내에 사내 폭력 문화는 없다. 사건 발생 후 공장 내 사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는데 사내 폭력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공장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내규에 따라 엄격하게 단속해 엄중 처벌한다. 고 김동준씨의 경우는 부서 회식을 마친 사원들 사이에서 시비가 있어 발생한 일이다. 신입사원 원아무개가 30초에서 1분 사이 같이 입사한 고 김동준씨와 다른 사원을 얼차려 준 뒤 뺨을 때렸다고 들었다."
- 유족은 회사 측에서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이 있는가. "고등학교 졸업 전에 입사하는 사원들의 근로시간 개선에 노력할 것이다. 또한, 더 이상 사원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사내 멘토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며, 사내 심리상담프로그램에 사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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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다니던 고3 동준이는 왜 목숨을 끊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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