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의 주산인 안산으로 가는 '안산 자락길' 들머리가 개천가에 있다.
김종성
수도권 전철 6호선 마포구청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막 한강으로 합류하려 힘차게 흘러가는 홍제천을 만날 수 있다. 하천 양쪽으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있어 눈 내린 겨울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페달을 밟으며 개천가를 달렸다. 추운 겨울이다 보니 다른 계절과 달리 인적이 드물어진 하천엔 춥지도 않은지 오리들이 물질을 하며 먹거리를 찾고 있고,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고 있어 덜 적적하다. 홍제천 신구간길 위엔 고가도로(내부순환도로)가 지나가는데 다행히 높다랗게 세워져 있어 차량 소음이 들리지 않고 여름엔 시원한 그늘 역할까지 해준다.
원래 수량이 적은 모래하천이었던 데다 1999년 홍제천 위를 지나는 고가도로의 설치로 인해 더욱 물줄기가 마르는 현상이 발생해, 서대문구에서는 하천의 신 구간 (5.3km)에 인위적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하천 개발을 하게 되었다. 송수관을 통해 하루 4만 3,000톤의 한강물을 홍제천으로 끌어올린 뒤 다시 한강으로 흘러가도록 했다. 그 급수 관리소가 있는 곳이 홍제천의 명물 중 하나인 인공폭포다. 산에서 폭포수가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모습이 정말 자연스럽다. 한 여름에는 늦은 밤까지 인근 주민들에게 최고의 피서지로 인기가 좋다.
그 옆으로 물레방아와 함께 운치있게 나 있는 길은 서대문구의 주산(主山)인 안산으로 가는 들머리로 '안산 자락길'이 이어진다. 산 모양이 안장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한문으로 안장 안자를 쓴 안산(鞍山), 해발 296m의 나지막한 이 산은 조선시대 인조 임금을 살린 산이기도 하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쫓아내고 즉위한 지 일 년 후. 반정을 주도했던 신하들에게 내리는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무장 이괄의 난이 터졌다. '이괄이야 말로 병조판서 감'이라는 칭송이 나올 정도로 반정을 성공시킨 전위대 역할을 했지만, 겨우 2등 공신에 병조판서는커녕 궁벽 진 변방으로 발령이 난 것.
승승장구한 반란군은 곧 서울을 점령했고 인조는 창경궁을 빠져나와 반란군을 피해 도성을 버리고 공주까지 파천하는 수모를 겪었다. 정권이 다시 교체될 위기 속에 높은 고개가 있는 안산을 탈환하고 진을 친 정충신의 관군이 지형적 이점을 살려 안산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반란군과의 일전을 승리로 이끔으로써 반란군은 도주하였고 결국 자중지란으로 궤멸되었다.
천변에 있는 전통재래시장, 문화재, 성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