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부산 태종대 근처, 조개구이집이 모여있는 해안가에서 담은 사진.
김민수
아마도 감천마을로 가기 직전에 담은 사진일 것이다. 태종대에 들렀다 내려오는 길에 시장기라도 감출까 해서 조개구이집이 많이 있는 해안가에서 만난 몽돌, 행운 같았다.
해안가로는 조개구이집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KBS <1박 2일>에서 들렀다던 그 집으로 들어갔다. 다른 집들은 손님이 없는데 그 집만 손님이 바글거린다. 나는 또 왜 이리로 들어왔는가? 조개구이란 것이 연탄불에 구워먹는 것이고, 초장이나 찍어먹으면 그 맛이 그 맛인데, 사람 많은 집이라고, 누구누구 다녀간 집이라고, 유명세에 혹해서 식당을 선택하다니 하는 반성.
해안가의 몽돌. 저렇게 둥글둥글 모나지 않는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을까? 폭풍과 파도에 얼마나 시달린며 깨지고 다듬어지면 저런 몽돌이 될 수 있을까? 여기저기 상처로 인해 온통 칼날을 새기고 살아가는 나를 반성하게 하는 저 돌멩이. 그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혹은 나보다 더 삶의 신비에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돌아보니 1월에 여기저기 많이도 다녔다. 거반 일 때문에 다닌 것이지만, 그렇게라도 다닐 수 있다는 것, 잠시 짬을 내어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정작, 설연휴가 되고 나니 갈 곳이 없다. 고향이 서울이기 때문이다. 비도 오고, 오랜만에 쉼이니 늦잠도 자고, 갈 곳도 없으니 1월에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여 잠시 돌아봄의 시간, 새해를 다시 계획한다.
사진, 참 좋다. 그 속에 들어 있는 그 당시의 느낌, 나만의 느낌이지만 그게 그대로 남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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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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