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 제작발표회에서 톱여배우 천송이 역의 배우 전지현과 대학강사 도민준 역의 배우 김수현이 다정한 모습으로 손인사를 하며 웃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404년 전 UFO를 타고 조선 땅에 온 외계인이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서울에 살고 있다는 황당한 상상에서 시작, 외계에서 온 남자와 지구를 떠나고 싶은 여자의 위험천만하고 발랄달달한 이야기를 담은 팩션 로맨틱 코미디다.
이정민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인기와 더불어 드라마 속 '상품'들도 덩달아 뜨고 있다. 600만 원짜리 '전지현 야상'과 100만 원짜리 '김수현 패딩'을 비롯해 주인공들이 걸치고 나온 옷이나 액세서리, 화장품이 '완판'되는가 하면 승용차나 책, 인형, 망원경 같은 소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이 정도면 '60분짜리 CF'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60분짜리 CF' 드라마 뜨면 간접광고도 뜬다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란 드라마 등 방송 프로그램에 기업 이름이나 상품 로고를 노출시키는 광고로, 이미 개그 소재로 등장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인 '시청률의 제왕'에선 드라마 내용과 생뚱맞은 협찬 상품을 등장시켜 허탈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 코너 원조 격인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에서도 간접광고 때문에 마지막에 대본까지 뜯어고쳐 오렌지주스를 등장시키는 '막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건 지난 2009년 방송법을 바꿔 간접광고를 대폭 허용하면서부터다. 외주 제작사나 연기자 협찬 등으로 음성화된 간접광고를 양성화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방송사들만 밥그릇을 키웠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최민희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년 1~9월 KBS·MBC 간접광고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KBS 2TV 주말연속극이 '내 딸 서영이', '최고다 이순신' 인기에 힘입어 간접광고 109건으로 15억 원을 벌었고, MBC 수목미니시리즈 간접광고 매출도 13억7800만원에 달했다.(관련기사:
역시 <무한도전>... 간접광고 매출 1위 )
당시 자료에 따르면 아웃도어나 의상 1회 '출연료'는 적게는 300만 원에서 많게는 6000만 원에 달했고,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같은 전자기기도 평균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 광고비를 지불했다.
그렇다고 모든 드라마 속 소품들이 값비싼 '협찬료'를 내야 하는 건 아니다. 때론 드라마 전개에 꼭 필요해 협찬 받은 소품들이 시청자 눈길을 끌어 '대박'이 나기도 한다. '별그대'에 등장한 뒤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꿰찬 동화책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비룡소)이 대표적 사례다.
'김삼순의 모모' 이어 '도민준의 신기한 여행' 베스트 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