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코카콜라>┃지은이 김덕호┃펴낸곳 지호출판사┃2014.1.13┃2만 2000원
지호출판사
<욕망의 코카콜라>(지은이 김덕호, 펴낸곳 지호출판사)는 코카콜라의 역사이자 숨은 이야기들입니다. 코카콜라의 탄생에서부터 세계시장에 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우여곡절을 낱낱이 밝히고 있습니다. 남북전쟁의 여진이 남아있던 시기에 탄생한 코카콜라는 미국인의 음료가 됩니다.
미국에서 확산되는 소비주의와 엄청난 광고공세가 더해지면서 코카콜라는 자본주의적 '욕망'을 대표하게 됩니다. 책에서는 욕망을 '반드시 마시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마시고 싶다고 느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적 욕망을 대표하게 된 코카콜라는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전 세계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갑니다.
미군, 미국의 군사력이 등장하는 곳마다 점령군처럼 등장하기 시작한 코카콜라는 미국화의 선봉에선 음료로 자리를 굳혀나가며 전 세계적인 음료가 됩니다. 코카콜라의 역사는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미국적 자본주의의 역사입니다.
종군기자인 하워드 패스트(Howard Fast)의 코카콜라에 관한 증언이 그 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어느 육군 기지에 수송기인 C46이 착륙하여 수천 병의 코카콜라 빈 병을 공수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적재중량이 초과되어 비행기가 고도를 잃고 비틀거리자 기자가 코카콜라 병을 버릴 것을 건의했으나, 조종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절대 안 됩니다. 총이나, 지프, 탄약 또는 곡사포까지도 (버릴 수 있지만)…… 코카콜라 병이라니? 말도 안 됩니다. 목적을 완수하고 싶지 않거나 일등병이 다시 되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욕망의 코카콜라> 227쪽-
따라서 이들에게 코카콜라는 목마를 때 마시는 청량음료가 아니라, 전쟁의 긴장과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들이 떠나온, 그러나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과 집을 추억하게 하는 소중한 표상이었다. 이처럼 병사들에게 있어 코카콜라는 언제나 고향에서의 즐거웠고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물이 되고 있었다. 그들에게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이 코카콜라이건 허시 초콜릿이든, 혹은 리글리 추잉검미든 상관없었다. -<욕망의 코카콜라> 230쪽-미국의 토템음료가 된 코카콜라가 시장을 넓혀나가는 과정이야 말로 미국적 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내딛는 발자국입니다. 미국의 군사력과 동반한 미국적 생활방식의 상징입니다. 때로는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때로는 점령군처럼 등장해 토착민들의 욕망을 자극하며 현지에 정착합니다.
도전도 받고,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코카콜라가 세계 시장으로 파고드는 과정은 기똥차고, 기발하고. 악착같고, 집요하고, 과감하고, 교활하고, 교묘합니다. 때로는 감동적이지만, 도전적이고, 호전적이고, 획기적이어서 기가 막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