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장선희
어린 시절 읽던 동화 속에 숨겨둔 또 다른 사랑이야기.
'마법에 걸린 연극', '어른을 울린 어린이극'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12년간 국내 135개 지역 투어, 총 2800회 공연, 80만 관객을 동원한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아래 백사난)가 새로운 감각의 뮤지컬로 제작돼 관객들 앞에 섰다.
'백사난'은 그림형제의 아주 오래된 동화 '백설공주'를 재해석해 뒤집은 작품이다. 원작의 변두리에서 존재감조차 희미했던 인물(막내 난장이)이 드라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이에 반해 기존의 주요한 인물들(백설공주, 새엄마 왕비, 왕자)이 조역이나 주변적 인물로 밀려나는 통쾌한 전복이 이 새로 쓰인 동화에 담겨있다.
이것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주며 가슴에 묻어둔 짝사랑을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의 그릇이 되어준다. 중심에 서기보단 주변에 머무르는 일이 훨씬 더 많다고 느껴지는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그럼에도 강렬하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이러한 이야기의 전복은 묘한 동질감을 주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