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시의회·국회의원까지... 광주, '삼성 총장추천' 반발

대학 서열화 및 지방대·사회적약자 차별 우려, "총장추천제 철회해야"

등록 2014.01.27 16:23수정 2014.01.27 16:23
0
원고료로 응원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총장추천제(아래 총장추천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지역 불균형이 우려된다"며 총장추천제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지자체와 지방의회 중 공식적으로 이번 삼성그룹의 채용방식을 비판한 곳은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처음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7일 "(총장추천제는) 배려와 균형, 특히 사회 약자에 대한 공생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주관하며 "삼성이 광주에 가전사업부를 두고 지역경제에 공헌을 하고 있다"면서 "사회 공헌을 많이 하는 삼성이 왜 이렇게 (총장추천제를) 불균형하게 시행하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역차별, 정부 이어 사회 전 분야까지 확산"

이어 강 시장은 "삼성에 지역대학을 좀 더 고려해 달라고 건의하겠다"며 "삼성 외 광주와 연고가 있는 기업, 출향 기업에도 지역대학 졸업생을 향한 관심을 부탁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의회는 "삼성그룹은 대학별 추천인원 할당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강 시장보다 강도를 높여 총장추천제를 비판했다.

광주시의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총장추천제를 향한) 대학의 서열화, 지역 및 여성차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삼성그룹은) 대학을 손 안에 넣고 지역차별을 고착화시킬 것이란 지적과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시의회는 "비록 기업의 직원 채용이 사적 영역이라고는 하나 대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상징성 및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광주시의회는 호남 소외의 지역차별이 정부의 정책과 인사에 이어 사회 전 분야로 공공연히 확산되고 있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호남지역 국회의원들도 반발... "삼성, 연고 있는 영남에 보은"


한편 호남지역 국회의원들도 삼성그룹의 총장추천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광주 광산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의 총장추천제는 수도권과 지방대학 그리고 지방대학 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면서 대학 서열화와 지역대학의 차별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며 "삼성의 계획은 되레 지역의 균행인재 육성과 무관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전남 목포)도 이날 광주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은) 결국 자신들이 투자한 성균관대와 자신들과 연고가 있는 영남지역 대학에 보은하고 나머지 대학들을 차별했다"며 "총장추천제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신문>은 24일 삼성그룹의 총장추천제와 관련해 해당 대학과 배정 인원을 공개했다. 이에 다르면 성균관대가 115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할당받았다. 서울대와 한양대가 110명으로 뒤를 이었고, 연세대와 고려대가 각각 100명, 경희대가 60명, 건국대가 50명으로 추천 인원이 배정됐다.

특히 삼성그룹은 경북대 100명, 부산대 90명, 영남대 45명, 부경대 45명, 동아대 25명, 경상대 20명, 한동대 20명, 창원대 12명, 경남대 10명, 대구대 10명 등 영남지역 대학에 약 370여 명을 할당했다. 반면 호남지역에는 전남대 40명, 전북대 30명, 목포대 10명, 호남대 10명, 동신대 8명 등 100여 명을 배정했다
#삼성 #총장추천제 #광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4. 4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5.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