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토드 부크홀츠 저. 장석훈 옮김. 청림출판
조우인
몇 달 전 TV프로를 돌려보던 중 한 다큐멘터리에서 스칸디나비아의 한 어부를 인터뷰 하는 장면을 스쳐 지나갔다.
그때 어부는 자신의 마을에서 어부들 사이에서 누가 더 큰, 좋은 물고기를 잡느냐에 대한 경쟁이 늘상 이루어진다는 말과 함께, "경쟁이야 말로 인간의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오늘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이 날로 지쳐가는 것은 타인과의 경쟁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일단의 진실만을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생각해보라, 아무런 경쟁이 없는 삶을. 그런 삶이, 사회가 존재할 수도 없을 테지만, 설령 존재한다 해도 그곳에서는 권태와 나태만이 만연할 뿐일 것이다. 즉 '경쟁' 그 자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아닌 셈이다.
<러쉬!>는 이러한 진실을 우리에게 들려줌과 동시에, 은연중에 진정한 문제는 왜곡된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적 구조에, 문화에 있음을 지적한다.
진정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이끌어 내고 싶다면, 경쟁을 없애야 한다는 실현 불가능한 구호에 매달리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경주마들을 이끄는 왜곡된 경기장을 바꿀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명백한 사실은, 그러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 속에서도 동료들 사이에서의, 반대급부에 대해서의 '경쟁'이라는 현실과 가치는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쟁은 인간의 본성이며, 이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인류 사회를 더 낳은 곳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에.
Rush 러쉬! - 우리는 왜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가
토드 부크홀츠 지음, 장석훈 옮김,
청림출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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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민기자. 서울대 로스쿨 졸업. 다양한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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