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식 과천시의장
유혜준
인구 7만 남짓의 작은 도시 과천시가 주목받고 있다. 38세 시의장이 가장 유력한 시장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식 과천시의장은 1977년생으로 7명의 과천시의원 가운데 가장 젊다.
과천의 정치지형은 상당히 흥미롭다. 3선인 여인국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이고, 과천시의회는 7명의 시의원이 새누리당 소속 3명, 정의당 2명, 녹색당과 민주당이 각각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수당은 새누리당이지만, 전반기 시의장은 서형원(녹색당) 의원이, 후반기 시의장은 황순식(정의당) 의원이 선출됐다.
황 의장은 지난 2006년, 갓 서른의 나이로 시의원이 됐고 2010년에 재선에 성공했으며, 2012년에는 과천시의장이 되었다. 그가 이번에는 과천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그는 과천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시장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황순식 시의장을 의장실에서 만났다. 황 의장과 인터뷰는 지난 2012년 1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그는 여전히 젊고 풋풋했다.
황 의장은 "젊지만 8년이라는 의장활동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과천을 잘 알고 있다"며 "과천의 새로운 비전과 변화를 이끌어 낼 자신이 있기 때문에 시장으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황 의장과 인터뷰 약속을 잡고 그의 블로그 <황돌이의 블로그>를 살펴보았다.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대부분의 후보들이 출마할 때는 블로그질을 열심히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그대로 내팽개친다. '선거용'인 셈이다. 하지만 '황돌이' 황 의장은 2004년,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 시의장으로 재임하는 현재까지 꾸준히 포스팅을 하고 있다. 그의 성실한 일면을 엿볼 수 있다.
2013년 읽을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오뒷세이아> 그의 블로그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13년의 독서이력이었다. 지난 2013년에 43권의 책을 읽었고, 24편의 영화를 보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도서목표는 48권이었으나, 5권 미달이란다. 2012년에는 1달에 3권, 36권의 책을 읽었고, 2013년에는 매달 4권으로 목표를 높였지만,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
그의 독서이력은 다양했다. 한나 아렌트, 발터 벤야민, 아리스토텔레스, 조정래, 황석영 등의 책을 포함해 동·서양의 고전을 두루 섭렵했다. 마주앉아서 그 이야기부터 풀어나갔다.
- 독서목록을 보고 바쁜 와중에도 책을 읽는구나, 했다. "작년에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 공부 모임이 여러 개 있었다. 그 가운데 야당의원들이 하는 독서도임이 있는데, (여인국) 시장님도 끼었다. 시장님이 나중에 좋았다면서 끼워줘서 고맙다는 말도 하셨다. 재미있게 서로 다른 생각들을 확인하면서 같이 읽었다. 또 인문학 강좌도 있어서 고전을 많이 읽었다."
여인국 시장이 야당 시의원들과 독서모임을 함께 하면서 고전을 읽었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박정원 시의원이 농담으로 "시장님도 같이 하자"는 말을 건넸는데 여 시장이 '진짜' 참여했다는 것. 황 의장은 지난 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는 아주 '오래된 고전' <오뒷세이아>를 꼽았다.
- 카드대란이라고 하는데 개인정보는 안 털렸는지?"신경 쓰지 않아서 모르겠다. 농협이 주거래은행이기는 하지만 카드는 잘 쓰지 않는다. 제가 핸드폰을 포함한 개인정보가 상당히 털려 있기 때문에 관심이 덜한 것 같다. 저는 정치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다 털려 있다고 생각하면서 산다."
포털에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생년월일에 키, 몸무게 하다못해 뱀띠라는 것과 별자리가 사수자리라는 것까지 나와 있다. 정치인으로 입문하면서 뿌린 명함은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니, 핸드폰 번호는 널리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단다.
- 시장 출마 결심은 언제부터?"작년 중반부터 출마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음의 준비는 2012년 총선이 끝나면서 하게 되었다. 과천을 바꿔야한다는 건데, 지금까지는 여당에서 너무 오래해, 과천시민들은 변화에 대한 욕구가 높다. 그것을 담아내기 위한 적절한 후보가 필요한데, 제가 나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저와 주변 사람들이 했다."
"시장후보 단일화 해야 당선 가능성 높아질 것... 멋있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