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선 좋은 교육감 만들기 운동이 진행 중이다.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에 동참한 박종훈 후보.
김용만
- 저번 선거에도 출마하셨고 이번에 다시 출사표를 던지셨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솔직한 심정은 어떠십니까?"지난번에는 경남교육의 변화를 위해 무턱대고 도전했습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도민여러분들이 많이 성원해줘서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이겨야 합니다. 제가 23%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그 만큼의 결정권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승자독식의 형태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프로답게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더 이상 아쉬운 패배는 없을 것입니다."
- 교육감이 돼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신 것 같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사리사욕 때문이 아닙니다. 자리가 탐나서도 아닙니다. 그 자리에 가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18년간 교직생활을 하고 8년간 교육위원활동을 하며 나름 의미 있는 활동을 많이 해왔습니다. 교육위원으로 견제와 비판의 의정활동을 통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위원을 하면서 경남지역의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던 것도 그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꿈꾸는 경남 교육의 바른 변화는 교육감이 돼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교육감이 되신다면 꼭 하시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우선 교실에서의 교수-학습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변해가고 사회도 변하고 있는데 학교만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더군다나 주입식·강의식의 교수-학습 시스템은 거의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지금까지의 방법이 과제해결 중심, 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의 형태였다면 그 한계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교사들까지도 이 방식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대는 숙제 해결 중심의 형태가 아니라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는 형태의 교수-학습 방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학생들이 스스로 가서 스스로 찾는, 놀다보면 학습이 되는 형태가 돼야 합니다. 교육청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께 '당신이 바꿔라, 교사가 바꿔야 된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됩니다. 이미 현장의 선생님들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교육청에서 이런 일을 해야 합니다. 교육감이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학습활동에 참여하면 성적향상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며, 학교생활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저는 학력신장 자체가 교육적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학력신장 만을 위하여 교육활동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도입과 실행으로 학생·학부모·교사, 교육 3주체가 모두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 방금 전 말씀은 교실 안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경남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학교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학생·학부모·지역사회로부터 존경받는, 편안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 되살리기 운동을 추진할 것입니다.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문화 공동체·휴식공간·도서관 등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학교의 권위를 살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기존의 관료 조직의 하부조직으로써의 학교가 아니라 모두에게 열린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녁시간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학교 도서관에 와서 같이 책을 보고 같이 즐길 수 있는 학교, 제가 꿈꾸는 학교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교육은 미래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아이들의 미래를 어른들이 결정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고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선택해준다면, 그만큼 책무성이 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이들의 미래에 관련된 일을 몇몇 사람의 머리에서 몇몇 사람들의 선택으로 결정된다면 얼마나 모순적인 행태입니까?
자라는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은 보다 큰 책무성을 느껴야 합니다. 학생의 인권문제도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학교들이 두발을 단속합니다. 아침부터 교문에서 두발단속으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신경전을 벌입니다. 상쾌하게 시작할 아침부터 학생은 걸렸다고 짜증내고 교사는 머리카락이 규정에 맞지 않다고 짜증냅니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교육활동입니까?
선생님들은 이미 하시는 일이 많습니다. 학생들도 보다 더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저는 강제 두발 규정과 강제 야간자율학습, 강제 보충수업 실시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학교에서는 학습을 원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에 그 학생들을 위해 학습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는 진보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