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 '부림사건' 피해자 노 대통령 묘역 참배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 피해자들이 21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당시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윤성효
부림사건을 지휘했던 검사들은 최근 보수 언론 등을 통해 "감금·고문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준영씨는 "그냥 두면 안될 것 같다. 그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며 "종북의 뿌리가 부림사건이라고 하는데, 그냥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대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감금·고문해 기소한 사건으로 19명이 기소되어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은 2009년 8월 피해자들에 대해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는 면소판결하고, 계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현재 재심 중에 있는데, 피해자들은 무죄라 주장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림사건의 변호인이었다. 최근 영화 <변호인>이 개봉된 뒤부터 부림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변호인>은 개봉 33일만인 지난 19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묘역 참배 때 너럭바위 앞에서 고호석 공동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저희들 한테는 전직 대통령님이면서 변호사였다"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들을 변호하면서 고생하셨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번에 영화를 보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족들이 얼마나 인간적으로 고뇌에 차 있었는지 가슴 깊이 사무치게 느꼈다"며 "그동안 개인적으로 참배를 했지만 같이 모여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오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고 공동대표는 "지금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위협받고, 길거리에서 외쳐 온 민주주의가 허물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이제 저희들은 지켜만 보고 있을 않을 것이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저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을 만나고 나온 뒤, 이들은 권 이사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고호석 공동대표는 "여사님께서는 감정이 복잡하신 모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