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와 뮤지컬 <카르멘>의 카르멘
마스트엔터테인먼트/오넬컴퍼니
아름다운 외모는 기본,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철철 풍기는 여인들이 있다.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뭇 남성들의 시선을 독차지하고, 심지어는 짝이 있는 남자들의 마음까지 손쉽게 꿰찬다. 딱히 무얼 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오해고 빌미고 화근인 그녀들의 팍팍하고 쓸쓸한 인생, 사랑 또한 꼬일대로 꼬여 목숨마저 위태롭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는 천성이 자유로운 집시다. 아름다운 얼굴은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고, 한 마리 작은 새처럼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듣는 이들의 마음까지 맑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감추려할수록 더욱 도드라지는 그녀의 이런 매력은 결국 주교 프롤로와 근위대장 페뷔스 그리고 꼽추 콰지모도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다.
굳건한 신념 하나에 의지해 감정을 죄악처럼 여기고 살아온 주교 프롤로에게 에스메랄다는 집착의 대상이자 예기치 못한 재앙이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프롤로의 왜곡된 사랑이 만들어내는 광기어린 질투심은 결국 프롤로의 삶을 통째로 삼킨다. 근위대장 페뷔스는 에스메랄다를 보고 첫눈에 반해 갈등하지만 약혼녀를 선택한다.
페뷔스에게 에스메랄다는 잠시잠깐 미혹의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지체장애인에 척추 장애인 콰지모도는 아름다운 에스메랄다에 대한 마음이 깊어갈수록 자신의 추한 외모를 증오하고 괴로워한다. 콰지모도에게 에스메랄다는 순수한 사랑 그 자체인 동시에 사랑할수록 깊어지는 상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