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 I '무제' 철, 조명(LED) 325×732×338cm 2013
김형순
성균관대 예술학부교수로 한국화가인 조환(1958~)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에서 2월 9일까지 열린다. 설치작품 20점, 서예작업 2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먹 대신 쇠나 강철로, 농담(濃淡) 대신 빛과 조명으로 전통화의 현대화를 꾀한다.
우선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늑한 조명 아래 대형설치물인 나룻배가 놓여있다. 작품 제목은 '반야용선(般若龍船)'인데 피안의 세계에서 극락정토로 갈 때 타는 배이다. 신선세계의 환영(幻影)을 보는 듯한 이 작품은 세속에서 이상향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같다.
이 배와 함께 전시장 벽과 바닥에 당나라 장욱(張旭)이 행초서로 쓴 '반야심경' 전문 260자가 적혀있다. 이 경구는 "속된 마음을 없애고 참된 길인 해탈과 열반의 세계로 가자"는 의미다. 마음을 비워야 참 자유가 온다는 뜻인가. 이 최근 작품을 통해 이 작가의 예술세계를 가늠해볼 수 있지만 지금부터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철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