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을 청소한 대가로 받은 돈 1029만원 전부를 장학금으로 내놓은 김광연 한추향 어르신 부부. 어르신들의 장학금 기부는 서민들이 울린 희망의 고동소리였다.
이돈삼
지난 연말(12월 23일), 진도군인재육성장학회에 1029만 원이 전달됐다.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만금리에 사는 한추향(76)·김광연(68) 어르신 부부가 내놓은 돈이었다. 이 돈은 어르신들이 지난해 10개월 동안 진도대교 녹진광장과 충무공공원 등 5곳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받은 것이었다.
어르신들은 남을 도울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였다. 그렇지만 10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서 화장실 청소를 하고 받은 돈을 전부 내놓았다. 기업가나 재력가의 억(億)대보다도 더 큰 감동을 불러온 이 기부는 서민들이 울리는 희망의 고동소리였다.
지난 10일, 어르신들을 찾아 진도에 갔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다. 한 어르신은 그 날도 녹진광장의 공중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화장실 이 칸, 저 칸을 드나들며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밀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화장지 걸이에 화장지가 조금밖에 남지 않은 것은 새것으로 바꿔 걸었다. 이렇게 일하고 받은 돈 전부를 장학금으로 내놓은 배경이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