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썰매위의 두 아들집에서 썰매를 가져가도 저수지 이용료로 천원을 받는다.
이정혁
오늘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하나같이 무슨 남극이라도 횡단하려는 듯 겹겹이 껴입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특히나 전사의 기세로 달려왔다가 하루 종일 제 그림자도 못 보고 헛물만 들이켜다 가시는 분들. 패잔병처럼 쓸쓸히 사라지는 그 뒷모습을 볼 때면, 측은한 마음이 들다가도, 한편으로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차라리 사 드시지, 이 추운데... 쯧쯧.
네, 맞습니다. 저는 빙어입니다. 얼음이 꽁꽁 어는 추운 계절이 되면, 저의 유혹이 시작되지요. 잠깐 제 소개를 좀 할까요? 저는 매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빙어가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이지만, 지역별로 민물멸치(전북 완주)나 메르치(수원)라고 불리기도 하고, 방아(양구, 철원)나 뱅어(화천, 광주, 속초), 병어(양구, 화천, 고양, 제원, 고창) 등으로도 불립니다. 이름이야 어찌 되었건 빙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두 단어는 결국 낚시와 튀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