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중심가분수대와 공원이다. 공항버스의 출발과 종점이어서 시내를 처음들어오는 사람들이 마주치는 바르셀로나의 도심이다. 번화하고 활기롭다..
김진환
이 도시 바르셀로나는 미소의 도시같이 모두가 친절하다. 가방을 끌고 거리를 배회하는 관광객들의 기대 찬 눈동자와 나지막하게 내뱉는 탄성소리와 약간은 떨리는 듯한 몸동작까지 바르셀로나는 환영한다. 유럽의 도시에서 보는 중년의 부부들의 팔짱낀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평생을 반려로 살아온 부부의 정은 독신들은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진정한 사랑과 포용 그리고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을 동지적 유대감이기도 하다.
바로셀로나는 환상이다.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지점에서 도시는 온통 가우디로 열광하고 있다. 어느 천재건축가의 기발한 조형미술의 극치가 오늘의 바르셀로나를 국제적인 건축의 메카로 자리매김시켰다. 마치 동굴의 입구를 걸어 나오는 꿈의 도보여행을 연상하게 한다. 그 자연석의 투박한 이미지와 미로의 유연한 곡선이 서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볼수록 그것은 건축이라기보다 형언할 수 없는 괴물 같은 형상으로 다가온다.
가우디의 건축은 현대적 시멘트건축의 차가운 직선적 엄격함을 곡선으로 변형한 느낌이 든다. 한편으로는 장송곡이 흘러나오고 죽음의 안식처 같은 섬뜩함을 느끼게도 한다. 어딘지 기존의 건물과 건축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썩 다가오지 않는 그러한 분위기와 외관이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단순한 곡선처리의 발상이 그토록 많은 이들에게 감동적인 역사적 현장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특히 내부와 지붕에 이르기까지 온통 건물이 던지는 생경한 이미지는 보는 이들의 가슴 속에 감탄과 신기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라시아 거리의 카사밀라. 그 담대한 건축미에 대해 일반이 가지는 인상은 시각적 구도가 발산하는 나름의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주거공간을 통한 미학적 도시개발. 이것이 바로셀로나의 현주소인 것은 아닌지. 카탈로니아의 본거지로 아직도 스페인어와 카탈로니아어가 공식용어라고 한다. 귀국길 비행기 옆 좌석의 바로셀로나 대학의 사진학과 졸업생은 카메룬을 3개월 졸업작품을 하려간다고 했다. 그녀는 무척 친근감있고 우호적이었다. 그녀가 그려준 스페인의 지역분할은 한국의 지역구도를 연상케 했다. 또한 향후 소득수준이 높은 북부지역이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스페인도 결코 편하지 않은 국가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