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속 환도 패용법<추노>는 <기황후>처럼 팩션사극임에도 정통사극 이상으로 고증을 훌륭히 해냈다. 특히, 칼 패용법을 제대로 고증한 사극은 현재까지도 얼마 없다. 좌측이 <추노>, 우측이 <불멸의 이순신>
KBS
소품 고증은 정통사극 이상이다. 화승총 사용과 환도 패용법 등은 기존의 사극에서도 쉽게 구현하지 못했으나 <추노>에서는 우수하게 고증했다. 이뿐이 아니다. '언니'와 같은 조선시대 때 용어들을 선보이며 해설을 달며 나름의 교육적 기능까지도 수행했다. 이처럼 같은 '팩션사극'이지만 <추노>와 <기황후>는 매우 대조적이다.
<기황후>를 수출한다면 누워서 침 뱉는 꼴안타깝게도 MBC가 <기황후>를 해외에 수출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실제 MBC 팩션사극인 <선덕여왕>은 많은 국가에 진출하기도 했다. 일본, 대만, 홍콩,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캄보디아, 브루나이, 몽골, 인도, 터키, 헝가리 등이다. 같은 방송사에서 제작하고 <선덕여왕>처럼 흥행 중인 <기황후>가 이처럼 많은 국가에 수출될 가능성이 크다.
<기황후>와 같은 막장사극을 수출한다면 해외에 우리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몇몇 고증오류 탓에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드라마 속 대승상의 집을 몽골인이 본다면? 그 집에 걸린 일본 가문 문양을 해당 가문의 일본인이 시청한다면? 상상만으로 낯 뜨겁다.
한반도문화의 일본진출을 상징하는 '환두대도'를 원나라 대승상이 들고 있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눈썰미 있는 한류 팬인 외국인이 <기황후>를 접한다면 <선덕여왕>과 <무신>에서 우리민족 건축이 원나라건축으로 등장한 모습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이런 왜곡들이 쌓이다 보면 한류 수출작이 역으로 우리문화에 대한 편견을 심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우리 스스로 부정하고 중국과 몽골문화에 동일시하는 셈이다.
이미 절반가량이 방영된 <기황후>의 극 자체를 고증에 맞게 뜯어고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기황후>를 수출하지 않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는 일이 쉽진 않겠지만, MBC가 공영방송이라면 충분히 고려해야 할 일이다. 또, 사극제작자들은 <기황후>가 역사 왜곡 탓에 방영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비판을 받아온 점을 상기해 꼭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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