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이전 예정지 앞의 기도회용산주민들은 화상경마장 이전지 앞에서 기도회와 일인시위를 추운 겨울에도 계속하고 있다.
이원영
지난해 12월 현 회장 취임한 이후 마사회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성탄절 성탄절 예배 때 원효로 지역 교회를 돌며 마사회 직원들이 헌금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또 용산지역 경로당에 과일과 떡을 제공하면서 경마장 이전을 설득하러 다닌 것도 확인됐다.
이어 지역에는 '1월 마지막 주, 설날 전에 이전을 강행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마사회와 용문시장(새로 인전할 경마장에 인접한 시장) 상인회 대표가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마사회와 용산구화상경마장 입점저지 주민대책위 대표단은 상견례 형태로 지난해 12월 중순에 한 번 만났을 뿐인데 말이다.
이에 기자는 용문시장 상인회 대표와 몇 명의 상인들을 만났다. 상인들은 "시장 상인들도 대부분 (이전에) 반대인데 동네에서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마사회 편을 들겠느냐"며 "상인들도 거의 다 반대서명에 참여했다, 학교 인근에 경마장이 들어선느 것은 90% 이상의 반대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용산 경마장 문제가 계기가 되어 서울시장, 국회도 움직여 9개월째 마사회와 싸우고 있는, '데모가 생전 처음인' 지역 주민들은 힘겹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교육권과 주민들의 행복권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정치권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장시정실 운영을 통해 용산주민들을 만나 "제가 이틀 전에 농림부 장관에게 전화해서 '이거 강행하면 서울시에 10개(현재 운영 중인 화상도박경마장)도 위험할 거다, 어떤 세계적인 호텔 체인에서 서울시에 4조 원을 투자할 테니 카지노를 짓게 해달라고 하는데, 제가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용산 화상경마장)도 마찬가지지요, 마사회가 나쁜 것을 하려고 하니 여러 문제가 생기지요'라고 말했습니다"라며 "저는 구청장님과 함께 반대합니다"라고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황주홍·김광진 의원 등이 학교보건법, 건축법, 마사회법 등 관련 법률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마사회법 개정안(김광진 의원 대표발의)은 '경마장 설치, 이전 시에 반드시 주민의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고, 건축법 개정안(황주홍 의원 대표발의)은 경마장을 문화집회시설이 아니라 위락시설로 하는 내용이다. 또한 학교보건법 개정안(황주홍 의원 대표발의)은 경마장이 학교 부근 250미터 이내에 못 들어서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다. 용산 주민들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잘 처리 되어서 용산지역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기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마사회가 화상경마장 규모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 대전시 월평동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마사회가 월평동에 위치한 장외발매소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활발하게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월평동에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면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 수가 급감하는 등 동네가 안 좋게 변화한 것이 반대 이유다. 마사회는 화상경마장이 설치될 예정지마다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 왔으면서도 변하지 않고 있다. 물론 현명관 마사회장이 취임하면서 이런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는 표명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사업 개혁을 해나갈지는 미지수다.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 확장 이전과 용산 화상경마장 확장이전 갈등 해결 과정은 마사회가 국민들의 원성을 제대로 극복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산 주민대표와 마사회 본부장과의 어색한 첫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