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혼수상태'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 타계

이스라엘 정부 발표... 오바마 "미국-이스라엘 약속·우정은 계속될 것"

등록 2014.01.12 10:41수정 2014.01.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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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의 타계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의 타계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BBC

선거 유세를 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투병해온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가 타계했다. 향년 85세.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샤론 전 총리가 수도 텔아비브 인근의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하며 애도를 표했다.

지난 2006년 1월 4일 재선을 위한 선거 유세 도중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사론 전 총리는 며칠 전부터 심각한 장기부전에 시달리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이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역사적인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철수 단행

1928년 팔레스타인지구에서 출생한 샤론 전 총리는 가난한 농가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14살에 군에 입대하며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법학과 역사학을 공부했다.

군 장성이 돼 1967년 3차 중동 전쟁인 '6일 전쟁'에서 공로를 세웠고, 특히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으로 불리는 4차 중동 전쟁에서 수에즈운하 도하작전을 성공시켜 이집트가 우세하던 전세를 뒤집고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해 전역해 리쿠드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계에 입문한 샤론 전 총리는 1977년 의회에 진출했고, 농업장관과 건설주택장관 시절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의 팔레스타인 거주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을 주도하면서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1년 국방장관에 올라 레바논 침공을 이끌면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쫓아냈고, 이듬해 9월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에 간접적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2001년 2월 이스라엘 총리 선거에서 출마해 노동당 당수 에후드 바라크를 누르고 당선된 샤론 전 총리는 수많은 논란 끝에 2005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역사적인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분리 정책의 꿈을 이루기 위해 30년 넘게 몸담아온 리쿠드당을 떠나 중도 성향의 카디마당을 창당한 샤론 전 총리는 재선을 위한 유세 도중 뇌졸중을 일으켜 쓰러졌고, 오랜 투병에도 불구하고 끝내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그의 죽음에 행복 느낀다" 비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샤론 전 총리의 기억은 이스라엘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샤론 전 총리의 서거에 머리를 숙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샤론 전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왔다"며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군사 지도자이자 이스라엘의 11대 총리"라고 치켜세웠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나의 친구 샤론이 자신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며 "그는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의 사랑을 받은 용감한 군인이자 지도자였다"고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을 대표해 샤론 전 총리의 가족과 이스라엘 국민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한 양국의 약속과 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샤론 전 총리를 '범죄자' '학살자'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샤론은 팔레스타인에 재앙을 안긴 인물"이라며 "우리는 그의 죽음에 행복을 느낀다"고 밝혔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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