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강의김현남 메히틸다 수녀님의 강의를 들으며 일행 모두 어린애들처럼 즐거워했다.
송정희
우리 일행은 각자 방으로 들어가 짐을 들여놓으며 모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인 1실이었습니다. 방은 따뜻했고, 침대와 책상과 의자와 작은 옷장이 있었으며 화장실이 딸려 있었습니다. 아늑하고 쾌적한 혼자만의 침실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충분히 휴식을 하고 오후 3시 30분 강당에 모여 웃음치료사인 김현남 메히틸다 수녀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현남 수녀님은 73세이신 할머니 수녀님인데 전혀 노인 같지가 않았습니다. 나비 모양의 차림을 하고 나오신 수녀님은 2시간 동안 온 강당 안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었습니다.
김 수녀님은 유치원 원장으로 오래 일하셨고, 유치원 복무 후에는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봉사하시면서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받아 웃음전도사로도 전국 곳곳을 다닌다고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하나같이 '웃음천국'을 맛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폭소를 연발하면서 어린애들처럼 즐거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김 수녀님은 말씀 사이사이에 성가소비녀회에 관한 얘기도 들려주었습니다. 현재 가족은 500명가량인데, 전에는 도시의 큰 성당들에도 나가 있었지만, 큰 성당들에서는 모두 철수하고 시골의 작은 성당이나 공소·어린이 시설·병원과 교도소 등에서 일한다고 했습니다.
샬트르 바오로회 소속인 우리 본당의 분원장 수녀님도 어린 시절에 김현남 수녀님의 지도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김 수녀님은 우리 본당 이 아녜스 노엘 수녀님의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해서 짧은 에피소드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김 수녀님은 웃음강의 사이사이에 "우리 성가소비녀회 수녀들이 대한문미사에 가장 많이 갔다"는 말도 했고, "문정현 신부님을 돕기 위해 제주 강정에 두 명의 수녀를 파견하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나는 수녀님이 그 얘기를 좀 더 자세히 해주기를 바랐지만, 수녀님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배려해서인지 긴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는 제주도 강정 얘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대한문미사를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나는 조금 서운한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김현남 수녀님의 웃음강의 후 우리 일행은 김 수녀님의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네 곡이나 불렀습니다. 김 수녀님의 아코디언 연주는 일품이었습니다. 큰 대회에서 수상을 한 경력도 있다고 했고, 어디를 가든 아코디언을 가지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 후 다시 강당에 모여 저녁기도를 바치고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각 분과와 단체별로 지난 1년 동안의 사업 보고와 2014년 50주년 해의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