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샵의 강아지펫샵의 동물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상품'이다. 돈만 있으면 동물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는 충동구매와 생명경시를 부추겨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에서는 동물의 상업적인 번식, 전시 및 판매를 법으로 금지하는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조세형
동물의 귀여운 모습이나 장점만 보고 기르기로 결정하면 현실을 간과하기 쉽다. 동물을 기르기 전에 아래의 질문을 통해 평생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① 동물을 기르는 것에 가족 모두가 찬성하는가? : 가족 중 어느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기르는 것을 재고하자.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한, 동물과의 행복한 동거는 어렵기 때문이다.
② 동물에게 안정적인 생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가? : 특히 원룸의 경우 동물사육이 금지된 곳이 많다. 계약위반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확인해두자. 추후 이사할 때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집을 찾느라 수고가 따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③ 어떤 상황에서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는가? : 개·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이며, 의료기술의 발달로 20년 가까이 사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것은 생존을 전적으로 내게 의지하는 존재를 책임지기에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많은 동물들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버림받고 있다.
▲ 반려인의 결혼, 임신 및 출산, 군입대, 유학, 이사, 지방 또는 해외 발령 : 비교적 예측 가능한 일임에도 동물을 기르기 전에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 후 배우자나 양가의 반대로 동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임산부나 아기에게 해롭다는 편견 때문에 많은 동물들이 버림받는다.
▲ 반려인이나 가족의 건강 문제 : 비염, 천식, 아토피, 털 알러지, 수술이나 요양을 요하는 병으로 동물을 버리는 사람이 많다. 나와 내 가족이 동물을 기를 수 있을 만큼 건강한지 생각해보자.
▲ 병에 걸린 동물의 치료비 부담 : 특히 아픈 곳이 많은 노령의 동물들이 이런 이유로 버림받는다.
▲ 자녀의 성화에 못이겨 동물을 데려왔다가 후회하는 부모가 많다. 동물을 데려오기 전에 생명에 대한 책임감부터 길러주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교육일 것이다. 아이가 흥미를 잃은 동물은 귀찮은 존재로 전락하기 쉽다.
④ 나 대신 길러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 반려동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더 이상 동물을 기를 수 없어 새로운 반려인을 찾는 글이 넘쳐난다. 전국의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
www.animal.go.kr)에는 하루 평균 100마리 이상의 동물이 등록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새로운 가정을 찾지 못하면 법정 보호기간(10일) 뒤 안락사된다. "못 기르면 다른 집에 보내면 된다"는 건 이런 현실을 모르는 무책임한 생각이다.
⑤ 동물의 특성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일으키면 동물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가? : 개는 배변이나 짖는 소리가, 고양이는 생후 1년 이후부터 시작되는 털빠짐이 불편을 줄 수 있다. 이런 불편도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말썽을 피웠을 때 훈육만 강요받는 동물은 사고뭉치로 전락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것, 돈과 시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