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사용량 상위 3개 기업인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의 전기소비량은 광역시 하나의 전기소비량과 맞먹는다.
함께사는길
사정이 이러하니 대기업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전력 소비 상위 1%가 총전력의 64%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의 제품 제조원가 가운데 전력 비용은 겨우 1% 남짓밖에 안 됩니다. 전력 사용량 상위 3개 기업인 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의 전기소비량은 광역시 하나의 전기소비량과 맞먹습니다.
모든 전기는 1차에너지(화석연료, 우라늄 등)를 불태워 만듭니다. 그런데 1차에너지의 1/3만 전기로 변환되고 나머지는 온실가스로 배출,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됩니다. 그런 이런 고급 에너지를 다시 열로 바꿔 겨울철 난방을 하는 것, 전기로 철강을 녹이는 철강회사들의 행동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겨울철 난방용 전기 소비의 주범입니다.
말하자면 수도권 주민들이 밀양의 할배 할매들을, 고향에 계신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지로 몰고 있는 것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너무 심한 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서울 한강 변에 용산 미군기지보다 더 넓은 거대한 핵발전소가 들어서고 자신의 집 위로 100m 높이의 괴물같은 거대 송전탑이 지나간다고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전자파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대한전기학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밀양에 설치될 765kV 송전탑의 1년 평균 노출 전자파량은 80m 이내에서 3.8mG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기준치인 1mG보다 3배나 높습니다. 이런 '괴물'같은 송전탑, 없앨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 폐쇄할 수 있습니다. 그럴려면 밀양의 저 힘없는 할배·할매들이 아니라 수도권 시민들, 그 중에서도 갖가지 특권을 누리고 있는 서울 시민들이 먼저 책임지고 앞장서야 합니다.
독일 메르켈 정부가 탈핵을 선언한 이유핵마피아들은 온갖 언론 매체를 동원해서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핵발전소와 화석연료 발전소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재앙을 생생하게 경험했으면서도 아직도 이런 주장을 늘어놓다니, 인간의 어리석음과 어리석음이 빚은 그 강심장에 그저 놀랄 뿐입니다.
핵발전소의 대안은 명명백백 합니다. 해와 바람과 물과 바이오가스 등 재생가능 에너지가 대안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압니다. 핵마피아들만 애써 고개 돌려 외면할 뿐입니다. 이미 덴마크는 바람발전 하나만 해도 전력 공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든 전기가 3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재생가능에너지가 결코 해답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전기소비는 그 어떤 재생가능에너지로도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혁명적인 에너지 절약이 최우선의 과제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대기전력만 절약해도, 안 쓰는 가전제품과 컴퓨터의 플러그만 뽑아도 10%에 가까운 전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주택과 건물의 단열만 제대로 해도 1/3 이상의 전기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은 시민들이 에너지 주권자로서의 자각과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면 금방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전혀 무모하지 않은 상식의 정책입니다.
에너지 주권자로서의 각성은 에너지 독재 체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입니다. 후쿠시마 직후 수십만 독일 시민들의 탈핵 시위가 메르켈 정부의 탈핵 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한전 중심의 에너지 집중과 독점 구조는 하루라도 빨리 바꿔야 합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시급히 현실화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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