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로 받은 공책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오창균
지난해 성탄절이 음력생일과 겹쳤다. 초교 5학년 딸에게 글과 그림을 넣은 공책을 선물로 받았는데 '아부지사랑해요' 7행시를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바로 이말 때문에.
'지렁이 같은 것을 키우는 아부지...'몇년 전부터 지렁이를 키웠는데 얼마전에 아는 사람이 키워보고 싶다고 해서 통째로 선물을 했다. 봄이 되면 다시 키울 계획이지만 지렁이만으로는 음식물 잔반 전체를 처리할 수는 없다. 지렁이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이고 소금으로 조리된 음식물은 먹이로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티로폼 상자를 이용하여 퇴비를 만들기 시작한 후로는 음식물잔반을 쓰레기로 버리는 일은 없다.
"의지만 있으면 음식물 쓰레기는 없다"집에서 퇴비를 만들수 있는 환경적인 조건이 충분치 않아서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하거나 불편할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지렁이를 키우거나 퇴비만들기를 통해서 음식물 잔반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퇴비를 만들 수 있다.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식물을 키우는 화분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음식물 잔반 대부분은 곡류의 탄수화물이거나 채소, 과일같은 섬유질의 부산물이 많다. 생선의 내장이나 뼈 조개류의 껍질도 퇴비재료로 사용한다. 또한 햄이나 어묵처럼 가공식품류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육류는 분해되는데 오래걸리고 부패로 인한 악취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쓰지 않는다.
음식물 잔반은 전용 쓰레기봉투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모아서 스티로폼 퇴비상자로 넣을 때만 물(수분)을 힘껏 짜낸 후 뭉치지 않게 골고루 펴서 넣어준다. 퇴비상자는 현관문 밖이나 발코니,옥상처럼 자주 생활하는 공간이 아닌 곳에 두면 냄새 걱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