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를 진행한 김종배 시사평론가.
권우성
☞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오마이TV에서 <이털남> 듣기- <이털남>이 5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12년 1월 2일부터 2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소감이 궁금하다.
"<이털남>이 온라인 팟캐스트 방송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잘 안착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 안착 잘 된 것 같다. 큰 탈 없이 만 2년을 진행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이털남>에 출연해서 인터뷰를 빛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처음 <이털남>을 시작한 이유나 목표는 무엇이었나."<오마이뉴스>에서 제안이 왔다. 당시 활동 공백기였고, 사회적으로 팟캐스트 현상이 일고 있던 때다. 이전까지는 주로 지상파 방송에 출연했었는데, 지상파는 방송 시간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폭에 한계가 있다. 팟캐스트 방송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청취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이털남>을 시작했다.
사실 <이털남>을 시작하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이털남>은 웃음코드가 없다. 특히 올 2월까지는 하루에 한 이슈를 선정해 관련 인물을 불러서 40~50분 동안 인터뷰하는 식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웃음기가 없는 상태에서 긴 인터뷰했을 때 과연 청취자들이 좋아할까 걱정됐다. 이슈에 대해서 뽕을 빼는 건 좋은데, 뽕을 뺄 때까지 청취자들이 기다려줄 수 있냐는 걱정이었다. 그래도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다. 올해 봄 개편 때는 인터뷰 분량을 줄이고 고정 코너를 새로 시작했는데, 이런 형식도 반응이 괜찮아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 매번 이슈와 관련된 핵심 인물이 직접 방송에 출연했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출연진이 있나."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이다. <이털남> 마지막 방송도 이분과 인터뷰를 했다. 한 달 동안 함께 이 사건을 털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일 수밖에 없다. 세간에는 이 사건을 길게 끌고 가려고 전략적으로 한 달 동안 방송했다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되거나 추가되는 녹음파일이 있다 보니 분량이 많아져 방송 역시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일요일 오후 11시에 나와서 녹음해야 할 때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장 전 주무관이 우리랑 같이 수많은 녹음파일을 풀었다.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녹취를 푼 다음 대화 당사자인 그가 일일이 검수작업을 했다. 제작 과정에 아주 깊이 참여했었던 것이다. 고생도 많이 하고 도움도 많이 준 인물이다."
"비디오 방송 기피했지만... 변화 위해 '보이는 팟캐스트'에 도전했다" - 방송하면서 돌발 상황이나 사고가 벌어진 적은 없나."녹음을 마쳤는데 갑자기 이슈 진행 상황이 확 바뀌어서 인터뷰를 갈아엎고 다시 한 적도 있다(<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한 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털남>은 이날 오전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 '파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지만, 여야가 국회에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파업 상황이 급변해 철도노조 대변인과 인터뷰를 새로 진행했다 - 기자 주).
인터뷰를 내렸다가 애청자들에게 된통 혼난 적도 있다. 올 봄에 황상민 교수와 고정 코너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황 교수가 외국에 있어서 전화 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음질이 좋지 않아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드러내고 방송을 내보냈다. 그런데 황 교수가 '편집 때문에 인터뷰 내용 요지가 잘 드러나지 않으니 본인 부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지만, 출연자 요청이니 받아들이자고 생각해 방송을 내렸다. 애당초 방송이 나갔다면 계속 일관되게 유지돼야 하는 게 맞았다. 정치적 외풍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순전히 기술적 문제 때문에 그랬다. 저희의 불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