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대비, 앤드류 부부. 부부는 강정마을 영국 연대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런던대학에서 초청강연을 주최한 부부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을 잡은 것이다.
이주빈
영국 런던에 사는 앤드류(Andrew)·대비(Debbie) 부부. 이들은 지난 2000년에 결혼해서 지금까지 만 13년을 남편의 고향인 런던에서 살고 있는 '런던 사람(Londoner)'들이다. 하지만 부부의 제일 큰 관심사는 한국이다.
지난 2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린 '18대 대선 1주년 부정선거 규탄집회'에 참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부인인 대비씨는 집회 진행을 도왔다. 남편 앤드류씨는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공격을 받아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대자보를 들고 시위를 했다.
정작 한국에 살 때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는 대비씨.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영방송이 보도하지 않은, 다른 뉴스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충격도 받고 마음도 아파서 처음에는 무시하고 싶었지만 계속 머릿속에 남아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SNS를 통해 조금씩 활동을 시작했다가 지난해 초부터는 오프라인 활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했어요."남편 앤드류씨도 마찬가지. 한국 근대사에 관심은 많았지만 트위터를 통해 '특별한 사건'을 접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현실사회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진 않았다. SNS가 이들 부부에게는 한국의 현실에 관심을 갖게 하는 각성제였던 것이다.
부부에게 충격을 준 특별한 사건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이었다. 부부는 "노조에 대한 탄압과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는 한국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정부가 미디어를 조종해서 자국민들이 무관심을 유지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가장 큰 애국은 정부의 잘못 비판하는 것" 외국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실제로 어떤 이들은 해외 나가 살고 있으면 모국이 잘되라고 기도해야지 왜 나라 망신시키는 시위를 하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들에게 주는 이 부부의 답은 분명했다.
"가장 큰 애국은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부패한 정치에 반대하여 집회를 하는 것은 애국이지요. 그러나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짓이나 그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지지하는 일은 애국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