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료전문가 최낙언씨는 맥도날드가 가져오는 위험과 효능을 소비자들이 과장되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용
맥도날드가 다양한 캠페인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오해를 풀고자 할 때 향료연구가 최낙언(48)씨는 그 오해 또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는 영화 <슈퍼 사이즈 미>를 언급하며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햄버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햄버거를 '많이' 섭취하는 게 문제라는 주장이다. 그는 음식을 선택할 때 어떤 식품첨가물을 사용했는지를 따져보기 전에 얼마만큼 먹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햄버거 예와 마찬가지로 섭취한 식품 자체보다는 섭취한 총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식품첨가물은 죄가 없다그는 또 '식품첨가물이 저렴하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쓰인다'는 오해를 지적했다. 합성품은 가격이 비싸 소량으로 제 기능을 할 경우에만 사용돼서 식품용으로 대량 사용되는 원료는 합성물보다 저렴한 천연물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천연물로 만든 식품첨가물도 함부로 사용할 만큼 가격이 낮지 않다는 점을 덧붙였다. 또한 식품첨가물 허용량이 동물실험 결과 전혀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양의 1/100 수준까지만 첨가물 사용이 허용돼 몸에 해롭지 않은 정도로 엄격히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첨가물이 식품 성분 중에서 특별한 기능을 하는 물질을 찾아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라며 우리가 정작 모르고 있는 것은 식품 성분의 위해성이 아니라 우리 몸이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알려는 노력보다 특정식품의 효능과 불안의 과장에 얽매여 있다면서 맛에 이끌려 과식한 것 때문에 우리 몸에 생긴 문제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불량식품보다 불량지식이 문제강연자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식품을 과학으로 이해하고 문화로 소비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식품을 이해할 때는 '유기농', '국내산' 같은 문화적 요소를 강조하지만 소비할 때는 비타민, 칼슘 등 과학을 말한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에 대한 무의미한 성분분석보다 음식이 우리 사회에서 소통과 문화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소비자가 되길 주문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게 먹으면 탈이 난다. 시력회복과 야맹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A는 과다 섭취하면 간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뼈를 강하게 해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비타민D는 과다 섭취하면 구토, 설사, 메스꺼움 등을 유발한다. 패스트푸드 역시 마찬가지다. 과하게 먹으니 살이 찌고 각종 병에 걸린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향이 한 쪽으로만 쏠릴 경우 정작 중요한 것은 외면하게 된다. 섭취한 식품의 총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최낙언씨 말처럼 온갖 질병의 원인을 한 식품에 돌리기보다는 뭐든 적당히 먹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많이 먹는다면 '슈퍼 사이즈'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