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강아지를 구경하는 사람들대형마트의 강아지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조세형
동물보호단체들은 대형마트 펫샵의 동물판매가 생명경시 문화를 조장할 위험이 특히 높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관련 글 : 동물자유연대 의견서
생명경시 문화 조장하는 몰리스펫샵에 동물판매 중단을 요구한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펫샵은 자사의 시설과 서비스가 선진 반려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관련 글 :
㈜이마트 몰리스 펫샵의 공식 입장에 대한 동물자유연대 의견서).
오늘날 유기동물 문제는 건강한 반려문화의 성숙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보호단체가 따져 묻고 있는 "충동구매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화려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냐"고 응답하는 것은 동문서답으로 본질을 덮으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생명경시 부추기는 상행위, '입양캠페인'에 찬물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동물의 수는 2004년 4만5003두, 2005년 6만5533두, 2006년 6만5898두, 2007년 7만7337두, 2008년 7만7877두, 2009년 8만2658두, 2010년 10만899두로 증가해왔다. 동물자유연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기동물이 함께 증가하는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고민 없이 동물 양육을 결정하는 증거라고 말한다.
최근 미국의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는 동물보호단체가 구조한 동물을 예외로 하고, 개, 고양이, 토끼를 전시하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되고 있다. 동물의 대량 생산 및 소비가 유기동물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유기동물 입양을 촉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대형마트 펫샵이 잘 팔리지 않는 품종을 50% 세일, 무이자 할부로 팔아치우려는 상술을 동원하여 '반생명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심지어 생후 2개월 미만의 강아지를 판매하여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사례까지 적발됐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고 절박하게 외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유기동물 문제는 심각하다. 아무리 한 편에서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을 벌여도, 다른 한 편에서 생명경시를 부추기는 상행위로 입양 캠페인에 찬물을 끼얹는 한, 선진 반려문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을 등에 업고 화려한 시설과 서비스를 내세워 진화를 거듭하는 생명의 상품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언젠가 TV 홈쇼핑 방송에서 개, 고양이를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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