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독일로 이민와서 독일에서 벌써 몇 십 년을 살아온 교민이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베를린에는 독일의 국회의사당이 우뚝 서있다. 거기를 지나갈 때마다, 지붕 꼭대기에 새겨져 있는 대문자의 글귀가 눈에 띈다. .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독일국민께> 즉 <독일국민께 바친다>라는 뜻이다. 즉 <국회와, 선거에 국민 투표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국민 여러분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라는 뜻이다. 이 글귀를 볼 때마다 심장이 왠지 모르게 두근거린다. 맞는 말이다. 국회 그리고 국회의원들, 총리, 정부 그리고 대통령, 그런 의미에서 그들 모두 국회의사당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법이고 상식인 것이다.
국희의원이란 직무는 벼슬이 아니다. 국민 한명, 한명, 모두의 의지로 그들을 선거했고 또 그들에게 몇 년간의 통치기간을 허락하는 이유로 그들은 국민의 <녹봉>을 받으며 국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그들에게 허리를 깊게 숙이거나 손을 비비며 굽실굽실 머리를 조아릴 필요가 없다, 아니, 그러면 아니 된다. 왜냐? 조선시대는 이미 지났고 그들은 양반벼슬아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에 조선시대와의 비교라 하면, 그들은 국민의 양반 주인어른들이 아니고 국민은 분명히 그들의 노비가 아니다. 굳이 비교한다면, 국민들이 양반주인어른인 것이다.
우리가 선거하러 투표함에 다가설 때가 바로 민주주의 원칙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한 순간이다: 헌법 안에서의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며, 또 국민이 민주주의에 관여하며, 자기의 뜻대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날인 것이다. 그러기에 선거일은 엄숙하고 경건한 날이며, 위엄 어린 경건한 순간이다. 밝고 기쁜 날, 우리가 소수의 사람들에게 우리들을 위한 몇 년간의 통치기간을 맡긴다는 약속이 시작되는 날인 것이다.
유권자들의 투표는 그들의 소원과 희망과 신뢰를 반영 하는 것이다. 이는 왜 참정권이 민주주의의 제일 중요한 토대인지를 확실하게 밝혀 주는 것이다. 이러한 참정권을 위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들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수많은 분들이 길고도 너무 긴 독재시대 내내 그들의 삶과 청춘을 희생하셨다.
그들의 고맙고 존경스러운 희생으로 인해 한국은 민주주의 시대를 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얻은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아기새처럼 날개를 푸드득 푸드득 하며 이제서야 발을 조심스레 사뿐 사뿐 푸드둑 날개 치며 한 걸음 두 걸음 하며 자유롭게 가슴과 날개를 피며 높이 높이 날려고 하는 민주주의이기에 더 보살핌이 필요하고 더 귀중한 것이다. 또 민주주의는 더 평등하고 더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그녀의 아버지 시대의 숨어있는 권력자들과 경제의, 언론의, 정치의 기회주의자들은 국민 모두의 신성한 민주주의 제일 근본적인 토대를 능멸이란 배설물로 더럽힌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그 많은 분들에게 더할 수 없는 능멸의 침을 뱉은 것이다.
이 대선조작은, 한국국민들을 얼마나 비웃고, 능멸하고 우습게 여기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 국민에게 제일 중요하고도 경건한 참정권은 그들에게는 다만 능멸의 침만 뱉을 수 있는 더러운 걸레짝 뿐인 것이다.
독일에서 살면서 왜 한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고 매번 생각해본다. 내 자신의 이해를 위해 현재 한국의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독일 사회로 고대로 옮겨본다.
메르켈이나, 기민련/기사련(CDU/CSU) 모두가 몰랐고 또 선거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고 한다. 소수의 트윗이 어떻게 영향력이 있겠냐하고 말이다. 처음에는 5000개, 그 다음에는 120만개, 또 그 다음에는 2천 2백만게 트윗이 있었다고 밝혀진다.
시민들이 이에 대해 매주마다 베를린에서 시위를 한다. 사민당(SPD), 좌파당(Die Linke)과 동맹90/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도 이 시위에 참여한다. 메르켈 하야와 재선거를 요구하면서 말이다.
매주마다. 일년동안. 그런데 ARD,ZDF, RTL, SAT1등등, DIE ZEIT, FAZ, Die Welt, BILD 등등 중요 메스컴이 이 시위와 대선조작에 대해 이 일년 내내 보도를 전혀 안한다.
한 신부가 미사 때 이 스캔들을 비판하고 메르켈 총리하야를 요구한다. 몇일 후 이 신부가 헌법위반으로 고소영장을 받게 된다. 메르켈 정부가 동맹90/녹색당을 금지시키고, 트리틴이라는 동맹 90/녹색당의 중요 국회의원에게는 헌법위반 소환조사가 시작된다.
독일 금속노조(IG-Metall)이 어느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반대하기에 파업을 한다. 그런데 파업 첫날 7000명이 해고되고, 노조가 수사를 받고 노조 간부들에게 구속영장이 내리게 된다. 몇십명이 다시 시위를 하는데 2000명의 경찰이 와 파업을 중단하고 이들을 체포할려 한다. 독일 연방군(Bundeswehr)도 만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런 일들과 또 더 많은 비슷한 일들이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번 가정해본다. 상상하기가 참 어렵다. 독일 사회에서는 이런 일들이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전 크리스티안 불프(Christian Wulff) 대통령 사건이 좋은 예다. 전 크리스티안 불프(Christian Wulff) 대통령은 몇 백 유로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독일 사회는 이렇다.
나는 여기서 초등학교로 시작해 김나지움에서 아비투어(Abitur)를 치렀다. 김나지움에서 나치시대에 관한 몇 년간의 수업이 있었다. 선생님들이 확실하게 가르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나치시대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히틀러와 그를 지지하는 나치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추종자 (Mitläufer)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이 있었기에, 다시 이 시대를 반복하지 않기를 원하기에, 선생님들은 어린이들 머리에 민주주의를 뿌리박고자 노력한다. 민주주의 교육은 독일교육 시스템의 필수다. 독일 과거에서도, 독일 현재에도, 또 독일 미래에도 비민주주의적인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관해 대비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국민 한명, 한명, 모두의 책임이라고 가르친다.
나는 한국에서 공부하지도 않고 오래 살지도 않았다.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 더 많이 알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지식으로 이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나는 바보처럼 정말 순진(naiv)하게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다만 위의 독일스캔들로만 상상해 비교한다. 독일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생각해 보면서 말이다. 독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독재체제로 보여진다.
한국 현 정치상황에 대해 아는 독일사람들, 독일 일반인, 언론인, 지식인, 대학생, 교수들 등등은 이를 독재체제라고 지적한다. 만약에 이런 일이 독일에서 일어났다면? 답은 언제나 하나다. 하야 그리고 재선거다.
제일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민주주의의 정의는 한 국가이념을 초월하는 세계적인 이상, 이념이라고 모두 말하는데, 또 한국의 헌법은 또 독일 기본법(Grundgesetz)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는데, 틀린 정보일까?
대선조작이 뭐 그까짓것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대선조작을 비판하고 대통령하야와 재선거를 요구하시는 분들을 종북, 나라를 혼란에 빠지게 한다고 비판하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다. 한국의 민주주의의 정의는 독일의 민주주의 정의와는 다른 것입니까? 세계인들이 모르는 한국의 민주주의라는 정의는 그럼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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