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산 서면의 한 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
김민주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건은 이사회 의결 절차에서부터 문제가 있어요. 그중 비상임이사 3명은 이사로서의 임기가 끝나 물러났어야 할 사람들이었는데…. 의결권 없는 사람들이 그런 절차에 참여했다는 데서부터 이미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상경집회에 참여하는 대신 부산에 남아 1인시위를 하고 싶었다던 김씨는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인터넷 상에서 유포되는 허위사실들에 대해 "억울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철도노조를 두고) 귀족노조라느니, 단순 매표하는 분들까지 6000만 원대 연봉을 받는다느니 하는 댓글들이 있더군요. 근속 10년 돼가는 기관사인 저도 꿈도 못 꿀 액수죠. 게다가 매표하는 분들이나 KTX 승무원들 대다수가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김씨는 "노조원들이 노조간부들의 강압에 못이겨 파업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코레일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회상임위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에 대한 민간자본 개입을 원천봉쇄하는 법안이 통과돼야 정부의 '철도 비민영화' 의지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X는 코레일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리는 노선이다. 수서발 KTX가 생겨 현재 코레일이 창출하는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수서발 KTX로 가게 되면, 코레일의 경영 상태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방만 경영을 빌미로 한 '철도 민영화론' 또는 '급격한 가격인상론'이 쉽게 득세할 것이라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김씨의 등을 바라보며 집회 때 사회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회자는 "집회가 끝나가는데도 계속해서 인파가 늘어나는 광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단순한 수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3년 12월 19일, 전국 각지에서 철도 및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가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녕 국민의 뜻을 져버리는 길로, 그리하여 십리도 가지 못할 길로 접어드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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